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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손학규·이해찬 수위 높아진 비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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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손학규·이해찬 수위 높아진 비난전

입력
2007.09.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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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직후인 27일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들이 최대 승부처인 광주에서 불꽃 튀는 한판 승부를 벌였다. 오전 TV토론과 오후 합동연설회 내내 자신의 경쟁력을 적극 설파하는가 하면 상대방에 대해 가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광주 전남 경선을 이틀 앞두고 열린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은 하나같이 광주정신의 계승자를 자임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첫 4연전에서 1위에 오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광주 전남의 승리를 바탕으로 대선 승리의 들불을 놓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연설 직전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현지에서 가슴 아픈 상황을 전달하던 기자 시절의 영상을 내보내며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과거에 광주시민과 다른 길에 있었던 것을 아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한나라당 전력에 대해 공개 사과한 뒤 “엎드려 호소한다. 민주개혁 세력의 부흥을 위해 광주정신에 따라 온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우리가 다시 일어설 것인지, 주저앉을 것인지 온 국민이 광주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망월동에 영면할 수 있는 나에게 살아 있는 광주의 양심을 보여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 전 지사의 칩거 파동을 불러 왔던 조직ㆍ동원 선거 공방은 이날도 계속됐다. 손 전 지사는 “어차피 대선은 어려우니 당권이나 잡고 공천이나 챙기자는 패배주의의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며 “아직도 우리당 시절의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정 전 의장을 직접 겨냥했다.

정 전 의장은 “중앙당에서 버스떼기나 동원 선거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측은 도의적 책임을 느껴야 하고 정동영과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 전 총리는 “신당의 경선은 처음부터 동원 선거니, 가출이니 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며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TV토론에서도 후보들 간에는 “당 의장 뽑는 선거가 아니다”(손 전 지사) “구태정치가 재연됐다”(이 전 총리) “제 눈의 들보부터 봐야 한다”(정 전 의장)는 등 난타전이 벌어졌다.

후보들 사이의 비난전도 수위가 높아졌다. 합동연설회에서 이 전 총리는 “한나라당 3등이 어떻게 한나라당 1등을 이길 수 있단 말이냐”고 손 전 지사의 본선 경쟁력을 깎아 내렸다.

그러자 손 전 지사는 “참여정부 실정 책임자, 민주당 분당 주역,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이 후보가 되면 중도 세력이 결코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치받았다.

TV토론에서도 이 전 총리는 손 전 지사를 ‘경포대’(경선을 포기한 대선후보)로 칭한 뒤 “또 나가면 경선이 불안해지니 묻지 않겠다”며 아예 질문조차 하지 않았고, 손 전 지사는 “정치에는 기본 예의가 필요하다”며 발끈했다.

반면 정 전 의장은 합동연설회에서 대세론을 의식한 듯 “셋이 힘을 합치면 비리와 의혹 투성이인 이명박 후보를 물리칠 수 있다”면서 “내가 지면 언제든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총리가 TV토론 때부터 줄곧 ‘신의 없는 정치인’이라고 공박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대응을 피했다.

이날 광주 합동연설회는 범여권의 텃밭답게 3,000여명의 당원과 지지자가 운집한 가운데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를 발산했다.

광주=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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