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명실상부한 이종격투기 최대의 잔치가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진다.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열리는 ‘K-1월드그랑프리 개막전’은 K-1의 연례 행사 가운데 가장 볼거리가 풍부한 대회다. 전세계에서 가려 뽑은 16인의 최강자가 단판 승부로 8강행을 가리기 때문에 선수당 하루에 최대 3경기를 치러야 하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보다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많이 나온다. 2005년 최홍만(27)이 ‘야수’ 밥 샙(미국)과 벌인 명승부도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나왔다. 개막전이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엔 어떤 화끈한 승부가 이종격투기 팬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할까.
노장은 살아있을까
93년부터 시작된 K-1월드그랑프리는 14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피터 아츠(37ㆍ네덜란드)와 레이 세포(36ㆍ뉴질랜드), 제롬 르 밴너(35ㆍ프랑스)는 초창기 K-1이 배출한 ‘1세대 스타’들이다. 90년대 중반부터 K-1 무대를 주름잡았던 이들 3인방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각의 링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3번이나 K-1월드그랑프리를 우승한 피터 아츠는 최근 제 2의 전성기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피터 아츠와 외나무 다리 승부를 벌이는 레이 세포 역시 기량이 녹슬지 않아 호각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침체기에 접어든 밴너는 발차기에 능한 루슬란 카라예프(24ㆍ러시아)와 시원한 난타전이 기대된다. 2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미 슐트(34ㆍ네덜란드)는 폴 슬로윈스키(27ㆍ호주)와 맞붙는다.
최홍만의 복수혈전
그러나 역시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최홍만이 마이티 모(34ㆍ미국)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느냐다. 최홍만은 지난 4월 마이티 모에게 격투기 인생 처음으로 KO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 메인이벤트로 열리는 재대결에서 전문가들은 타고난 신체 조건을 가진 최홍만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5개월 전과는 달리 최홍만은 연습량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위성케이블 채널 XTM의 김대환 해설위원은 “판정까지 가면 최홍만의 승리를 점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티 모의 ‘한방’을 조심해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최홍만이 마이티 모를 꺾는다면 2005년 이후 2년 만에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에 올라가게 된다.
원조 골리앗도 뜬다
또 다른 씨름 천하장사 출신 김영현(31)이 번외 경기로 K-1 데뷔전을 치른다. 상대는 일본의 야나기사와 류지(35)로 종합격투기 전적은 있지만 K-1에서는 무명과 다름없다. 데뷔전부터 무리한 상대를 만나지는 않겠다는 김영현의 뜻이 반영된 대진이다. 김영현은 대회를 앞두고 태국으로 건너가 발차기를 비롯한 무에타이 기술을 익혔다. 김영현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배우겠다는 자세로 첫 경기에 나서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 타격 등 기본 훈련은 어느 정도 돼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세미 슐트를 닮고, 또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K-1월드그랑프리 개막전 2007’ 16강 대진
피터 아츠-레이 세포
제롬 르 밴너-루슬란 카라예프
후지모토 유스케-사와야시키 준이치
레미 본야스키-스테판 레코
세미 슐트-폴 슬로윈스키
글라우베 페이토자-할리드 디 파우스트
바다 하리-더그 바이니
최홍만-마이티 모
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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