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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2002년과 달라진 점은/ 민족주의…인터넷 열풍…제3 후보…'3無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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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2002년과 달라진 점은/ 민족주의…인터넷 열풍…제3 후보…'3無 현상'

입력
2007.09.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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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선은 2002년 대선과 여러 가지가 다르다. 특히 2002년 대선에는 있었는데 대선을 80여일 남겨둔 2007년에는 보이지 않는 게 있다. 변화무쌍한 대선 지형을 감안하면 섣불리 단정 짓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만 보면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번 대선을 '3무(無) 대선'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1987년 이후 20년을 지배해온 민주화 패러다임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은 이전과 뚜렷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족주의가 없다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는 2002년 대선 직후 패인을 분석하면서 당시 분출한 민족주의를 패인의 하나로 꼽은 적이 있다. 당시 소장이었던 윤여준 전 의원은 "월드컵을 기점으로 분출한 붉은 악마의 운집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읽어내지 못한 게 당시 보수세력의 패인"이라고 말했다.

국가주의에 눌려 있던 민족주의 감정은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고조됐다. 민족주의는 반미 감정과 동전의 양면이었다. 2002년 월드컵을 거쳐 미선이 효순이 사건으로 극적으로 분출됐다. 반미 감정은 고스란히 반(反)한나라당 정서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계기는 많았다. 탈레반 인질 사태가 터졌을 때도 반미감정 고조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이란 큰 이슈가 대선을 앞두고 던져졌지만 국민은 아직은 시큰둥하다. 현재로선 민족주의, 애국심 등의 단어가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프랑스의 예에서 보이듯 반미감정이 별 영향을 못 끼치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인터넷 열풍은 없다

2002년은 인터넷 정치가 승리한 해로 기록돼 있다. 2000년 들어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을 선점한 이들은 세대로 보면 젊었고, 이념으로 보면 진보쪽이었다. 이들이 주도한 인터넷을 통해 정치 담론이 형성됐고, 여론이 만들어졌다. 친노 네티즌은 인터넷을 통해 뭉쳤다.

5년이 흘러 인터넷은 UCC, 블로그 등으로 그 무대가 훨씬 다양해졌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 유권자들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법적 감시도 강화됐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균형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나이 든 사람도, 보수세력도 이제 인터넷을 잘 한다.

친 한나라당 성향의 인터넷 매체도 늘어났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모든 세대, 모든 진영이 인터넷을 활용하다 보니 어느 한 방향, 특정 후보에게 쏠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 후보가 안 보인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물론 주 대결 구도가 자리 잡히면 제3의 후보가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범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그 파괴력은 미미할 수박에 없다.

2002년 대선에는 정몽준 후보가 있었다. 20%을 웃도는 지지율을 보였던 정 후보는 막판 극적 후보 단일화를 통해 노무현 후보가 당선하는 데 발판이 됐다.

2002년 뿐만 아니라 역대 대선에는 제3의 후보가 있었다. 1997년 대선에는 이인제가 있었고, 1992년에는 정주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캐스팅 보트를 쥔 제3의 후보가 등장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을 주목해 보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조금만 더 입지를 다지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하지만 고개를 가로 젓는 사람도 그 만큼이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는 "이런 저런 가능성 차원에서 얘기해 볼 수는 있지만, 정치인의 대중성이란 게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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