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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채권을 '야금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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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채권을 '야금야금'

입력
2007.09.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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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거래는 단위가 100억원 대로 높아 그간 금융기관이나 큰손들의 전유물이었다. 개인들이 거래할 수 있는 채권시장이 있긴 하지만 호가 자체가 형성되지 않아 개인들은 증권사가 취급하는 매물 정도를 사들이는 데 그쳐야 했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에겐 채권투자는 ‘너무나 먼 당신’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소매채권 시장이 문을 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소액투자자들도 채권에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멋진 신세계’가 열렸다. 특히 주식만 보면 간이 콩알만 해지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 주는 채권이 제격이다.

■ 투자방법과 수익률은

현재 소매채권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증권사는 33개 업체. 이들은 대부분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채권 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직접 찾거나 전화를 하지 않고도 주식처럼 쉽게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 나와 있는 채권은 국채, 통화안정증권, 금융채, 회사채 등 350개 종목에 이르며 최소 거래 단위는 1,000원이다.

채권의 수익률은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가 5~5.6%에 달할 정도로 짭짤하다. 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채권은 투자 적격 판정을 받은 채권들이어서 안정성이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 예금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만약 27일 현재 1만9원에 LG생명과학2 회사채를 사서 만기일(잔존기간 192일)까지 보유하게 되면 5.57%(세금 별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또 은행 예금의 경우에는 세금이 이자소득 전체에 대해 매겨지는 반면, 소매채권은 표면 금리에만 적용돼 은행예금보다 세금을 덜 내는 구조라는 것도 인기 요소다.

■ 수익률 굿… 개미들 입질

소매채권 시장의 수익률은 이미 장외 시장을 추월했다. 우선 소매채권시장 거래건수 기준 상위 8개 종목 중 7개 종목에서 소매채권시장 매매가격이 장외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매매 단가가 낮다 보니 수익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고0375-0709의 경우 장외대비 0.41%포인트, 우리은행10-05이의 경우 0.48%포인트의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다.

이러다 보니 하루 평균 19종목, 90억원 이상이 거래될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 달 20일에는 388억원이 거래돼 시장 개설 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미들도 입질을 시작했다. 개인들의 위탁거래 비중은 전체의 45%에 달한다. 특히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권의 경우에는 개인 비중이 78.5%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증권선물거래소 박상준 팀장은 “단기채의 경우에는 돈을 짧은 기간동안 굴리면서도 수익률이 좋아 개인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시장이 불안할수록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 채권 투자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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