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즐긴 회사원 김모(35)씨는 27일 우유 값을 내기 위해 인터넷 지로결제 사이트를 찾았다. 수 차례 접속을 시도했지만 오류가 나거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겨우 접속이 돼 어렵사리 우유 대금을 결제하고 확인 버튼을 눌렀더니 이번엔 다음 순서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결제 도중에 먹통이 돼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가진 않았다"며 "그래도 영 기분이 찜찜하다"고 말했다.
한가위 연휴 때문에 이체되지 못한 각종 공과금 결제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금융결제원의 인터넷 지로결제 사이트(giro.or.kr)가 27일 내내 접속 지연되거나 결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 결제 도중에 먹통이 된 사례도 많아 이용자들이 적지않은 불편을 겪었다.
금융결제원은 공과금 이체가 가장 많이 집중된 22일과 26일이 모두 추석 연휴에 포함된 데다 재산세 등 일부 지방세 납부수요가 겹친 것을 접속 지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28일은 9월의 마지막 결제일이라 인터넷 결제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오후 10시까지 결제가 가능한 만큼 접속이 집중되는 시간을 피해 이용하는 게 좋다"며 "거래은행을 통해서도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인터넷 뱅킹이나 홈페이지도 접속이 지연됐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연결 시간이 오래 걸려 연휴 기간 씀씀이를 확인하거나 밀린 결제를 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았던 일부 고객은 불만을 터트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자체 서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고객들이 사용하는 통신망에 따라 일부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28일엔 더 많은 고객이 인터넷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카드 대출이자 적금 등 중요한 각종 결제는 대부분 자동이체로 돼 있어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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