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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시장의 탄생' 소유가 기적을 만들어낸다

입력
2007.09.2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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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맥밀런 지음ㆍ이진수 옮김 / 민음사 발행ㆍ428쪽ㆍ1만8,000원

‘러시아에서 실패한 시장경제가 독재국가 중국에서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시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시장의 탄생> 은 올해 3월 암으로 작고한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존 맥밀런 교수가 2002년 출간한 <시장의 재발명(reinventing the bazaar)> 을 번역한 책이다.

저자는 왜 시장경제가 최적의 경제시스템인지, 시장의 가능성과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베트남의 거의 모든 트럭이 갑자기 멈춰버렸다. 옛 소련에서 수입한 트럭들의 성능 자체가 형편없기도 했지만, 소련이 무너지면서 필요한 부품을 얻을 수 없게 된 탓이었다.

다급해진 베트남 정부는 운전기사들에게 트럭 소유권을 부여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트럭들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시장경제야말로 유일한 자연경제이며, 악한자들이 끼칠 수 있는 해악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시장이 저절로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ㆍ아프리카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빈곤에 허덕이는 이유는 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정부가 나서 시장이 잘 굴러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오히려 시장을 질식시켜 가난이 심화할 뿐이다. 그렇다고 국가가 개입을 포기하면 이들 빈국은 영원히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해서 맥밀런 교수는 “시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많다. 시장의 토대가 건전하지 못할 경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대안은 뭘까? “시장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기 위해서는 일련의 규칙, 관행,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 정부의 역할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게임 규칙을 바로 세우는 데 있다는 것이다.

고재학 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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