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4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떤 파격 행보를 보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8일 대체적인 회담 일정은 짜여졌으나 김 위원장의 동선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그러나 1차 정상회담 때에도 김 위원장은 사전 통보없이 평양 순안공항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마중을 나와 남북 정상 상봉의 극적 효과를 높인 바 있어 이번에도 김 위원장 특유의 '깜짝 이벤트'를 선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중 청와대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대목은 4일 오후 노 대통령의 귀환 길에 방문하는 개성공단에 김 위원장이 동행하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000년 정상회담 때 북으로 오는 김 전 대통령을 김 위원장이 마중 나왔기에 이번에는 남으로 가는 노 대통령을 배웅하는 방식을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1차 회담 때 서울 답방약속을 김 위원장이 못 지킨 만큼 노 대통령 영접에 각별히 신경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이 경제공동체를 유난히 강조한다는 점을 북측이 존중한다면 상징적 차원에서 개성 동반 방문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김 위원장이 남측의 자본 및 기술에다 북측 인력이 성공적으로 결합한 개성공단을 노 대통령과 함께 방문하는 것은 경협확대를 통한 남북경제공동체로 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덧붙여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풀려가는 와중에 달라지고 있는 북한(개성)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서방세계의 지원을 바라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최고의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점이 김 위원장의 개성방문 가능성을 특히 높이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평양에서 160㎞나 떨어진 개성까지 김 위원장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를 타고 나와야 한다는 점이 현실적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아리랑 공연을 동반 관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두 정상의 회동 횟수는 정상회담을 포함하면 4~6차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양 정상의 회동 횟수는 아직도 미지수"라며 "공식 환영식이나 오ㆍ만찬 행사 등에 참석하고 다른 일정 등에 나타날 경우 많으면 6차례까지도 만날 수도 있지 않나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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