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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말년 내면의 세계엔 어떤 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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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말년 내면의 세계엔 어떤 일들이…

입력
2007.09.2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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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로 서른 일곱의 생을 마친 비운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생전에 가난과 정신병으로 불행한 나날을 이어간 고흐는 그러나 사후 자신의 그림 세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가장 위대한 서양화가의 한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놀림이 만드는 생동감이 화가의 불행한 생과 겹치면서, 고흐의 삶은 이제 어떤 신비감마저 풍기고 있다.

그런 고흐의 말년 의식 세계를 보여주는 편지들이 공개됐다. 미국 뉴욕의 모건 도서관-박물관이 고흐가 숨지기 3년 전인 1887년부터 2년 동안 프랑스의 화가이자 시인인 에밀 베르나르에게 보낸 편지 20통을 모아 28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전시하는 것이다. 이들 편지는 고흐의 솔직하고 유머러스하며 마음 속 깊은 세계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전시장의 제니퍼 톤코비치 회화 담당 학예사는 이들 편지가 “고흐가 성경에서부터 에밀 졸라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을 읽었으며 그의 재능이 당시에도 인정 받았던 사실 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편지에서 고흐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눈이 침침해져 불평을 늘어놓았으며, 들판에 세워놓은 이젤이 자꾸 바람에 쓰러져서 짜증난다고도 적었다. 고흐는 또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어도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으며 일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잘 먹는 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톤코비치는 고흐가 성생활이 사람의 능력을 고갈시킨다고 믿었으면서도, 돈이 생기면 2주일에 한번 꼴로 매음굴을 찾았다는 사실 역시 편지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고흐는 파리에서 활동하는 동안 15년 연하인 베르나르와 친교를 맺고 가끔 작품활동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톤코비치는 베르나르가 고흐에게 보낸 편지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고흐가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거처를 자주 옮기면서 분실됐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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