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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김안중 교수,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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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김안중 교수,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으로

입력
2007.09.2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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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을 등반하는 것과 훌륭한 인재를 고르는 것은 모두 위험을 감수해야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산악인’으로 유명한 김안중(63ㆍ교육학) 교수가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에 선출돼 2년 임기를 시작했다. 30여년 전 유학 후 귀국 비행기에서 아름다운 우리 산을 본 김 교수는 등산에 취미를 갖게 됐다.

마흔 아홉 살의 나이에 등산학교에 들어가 설악산 ‘죽음의 계곡’에서 빙벽 등반기술을 배우며 박영석 등 산악인들을 알게 됐고 히말라야 등 고산에 도전해 왔다. 2005년에는 올해 5월 에베레스트에서 사고로 숨진 고 오희준ㆍ이현조씨와 함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8,611m) 등반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올해 7월에 훈련차 일본 혼슈(本州)의 북알프스(3,190m) 등정에 나섰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강풍과 험난한 지형으로 악명 높은 북알프스의 경사로를 혼자 오르다가 대형 냉장고 크기의 낙석에 부딪쳤다. 충돌 직전 옆으로 몸을 던져 목숨을 건졌지만 팔과 다리 한 쪽이 부러졌다. 김 교수는 악천후로 헬기도 뜨지 못하는 가운데 해발 3,000m의 만년설 위에서 6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돼 귀국 후 방학 내내 치료를 받았지만 지금도 몸이 불편하다.

김 교수는 “제2의 인생을 산다는 각오로 교수협의회장 제의를 받아들였다”며 “전공인 교육철학을 살려 학교가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평준화와 균형 발전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바람에 ‘교육의 하향평준화’ 현상이 벌이지고 있다”며 "우리 교육문제의 본질은 구체적인 정책 기술이 아니라 철학 정립과 방향 설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교수들의 뜻을 대변하는 회장이 되겠다”며 “학교 본부의 의사결정이 비민주적이거나 나가는 방향이 잘못될 땐 비판을 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1,800여명의 교수를 대표하는 자치단체로 학교 본부 행정에 건전한 비판자 역할을 해 ‘서울대 안의 야당’으로 불린다.

성시영 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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