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의 간판 스타 장미란(24ㆍ고양시청)이 세계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우며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각 종목을 아울러 한국의 전략 스포츠인 태권도와 양궁을 제외하면 세계선수권 3연패는 장미란이 처음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에 찾아온 한국 스포츠의 쾌거였다. 장미란은 26일(한국시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2007세계역도선수권대회 마지막날 여자 최중량급(75kg이상)에서 용상181kg과 인ㆍ용상 합계 319kg을 기록해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합계 319kg은 장미란이 지난해 5월 원주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국제초청대회에서 수립한 318kg을 뛰어넘는 세계신기록. 이로써 장미란은 지난 2005년 도하세계선수권과 지난해 도미니카공화국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대회 3연패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장미란은 인상에서 138kg을 들어올려 1kg 차이로 라이벌 무솽솽(중국)에 금메달을 내줬지만 이어진 용상에서 181kg을 들어올려 180kg을 신청한 무솽솽을 앞섰다. 합계에서 동률을 이뤄 몸무게가 무솽솽(135.6kg)보다 덜 나가는 장미란(115.17kg)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역도는 바벨(역기)을 공중 위로 바로 들어올리는 인상과 어깨에 걸쳐 놓았다가 들어 올리는 용상, 그리고 이 둘을 더하는 합계 3종목으로 치러진다. 장미란은 “1위를 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 이렇게 3연패를 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우승이 값진 이유는 내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전망이 한층 밝아졌기 때문이다. 규정상 한 국가는 베이징올림픽에 걸린 여자부 7개의 체급 중 4개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역도 강국의 독식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여자 역도의 독보적 강국인 중국은 장미란이 버티고 있는 최중량급을 포기하고 다른 종목 금메달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미란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무솽솽이 출전하지 않는다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라는 관측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에 그친 장미란이 올림픽 금메달까지 노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만큼은 틀림없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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