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고공행진에 힘입은 중동 산유국들의 ‘오일 머니’가 국내 주식시장에도 밀려 들어오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 달 2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3개국 국적의 자금이 무려 1조6,630억원이나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계 자금이 6조3,37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세계 54개국의 외국계 자금 15조7,955억원이 국내 시장을 떠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9월 들어서만 20일까지 외국인들이 2조948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데 반해, 쿠웨이트는 867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프랑스(2,606억원)에 이어 순매수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161억원 순매수로 6위에 올랐다.
중동계 오일머니는 최근 두바이증권거래소가 미국 나스닥의 지분 20%를 인수하고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칼라일 그룹의 지분 7.5%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을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중동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량 유입된 적인 별로 없었는데 올해 외국인 전체 순매도 규모의 10%를 넘는 자금이 중동계로부터 유입됐다는 것은 규모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일머니가 전반적인 외국인 매도세의 방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겠지만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오일머니가 국내시장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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