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공공분야 투명성이 최근 수년 동안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26일 발표한 ‘2007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5.1점(10점 만점)을 받아 180개국 중 43위에 그쳤다. TI 점수가 높을수록 그 나라 공공분야가 투명하다는 의미다.
한국은 지난해 5.1점으로 163개국 중 42위였고, 2005년에는 5.0점으로 159개국 중 40위였다. 1996년 첫 발표에서는 부패국가 쪽에 가까운 4.29점을 기록했으며 2000년 3.8점까지 곤두박질했다가 차츰 개선되고 있지만 최근 수년동안은 답보 상태다.
이번 조사의 한국 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평균 7.18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OECD내 투명성 순위도 25위로 지난해에 비해 2계단 떨어졌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9.3, 4위) 홍콩(8.3, 14위) 일본(7.5, 17위) 마카오 대만(5.7, 34위)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함께 6위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뉴질랜드, 덴마크, 핀란드가 9.4점으로 공공부문이 가장 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말리아와 미얀마는 1.4점으로 가장 부패한 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명성기구는 “한국의 투명성은 세계 경제규모에 비해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부패 개선이 정체되는 것은 기본적 반부패 시스템은 있지만 사법개혁이나 청소년반부패 교육을 포함한 정신적 인프라 구축노력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린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TI는 96년부터 공무원과 정치인 등 공공 부분이 어느 정도 부패했는지에 대한 민간 부분의 인식 정도를 지수화한 CPI(Corruption Perception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성시영 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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