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급등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불만이 커지자 은행이 금리상한제 대출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CD금리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는 변동금리 ▲CD금리와 상관없는 고정금리 ▲고정과 변동을 섞은 혼합금리 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비싼 고정금리나 혼합금리보다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대세(5월 현재 93.6%)였지만 최근 CD금리가 폭등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금리상한제 상품은 혼합금리의 일종인데 혜택은 그보다 커졌다. 금리상한을 택하면 옵션 수수료가 붙는 대신 CD금리가 올라도 금리가 고정(보통 계약 체결시점)되는 반면 CD금리가 내려가면 이자도 동반 하락하는 구조다.
금리상한 기간이 지나면 다시 변동금리로 돌아간다. 혼합금리에는 없는 이자 하락의 이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은행이 선보이거나 출시 예정인 금리상한 대출상품은 큰 틀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달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리상한 대출‘입주자 안심론’에 대한 승인을 얻어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분양 받은 아파트 입주를 앞둔 고객(집단대출)이계약 체결시점에 금리를 고정하면 CD금리가 상승해도 이자는 오르지 않되 CD금리가 내리면 이자도 무제한 동반 하락한다.
대신 옵션 수수료(3년0.3%, 5년0.4%)가따라붙는다. 단 변동금리로 전환하면 옵션 수수료가 면제돼 이자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예컨대‘CD금리(5.35%)+가산금리(1%)+옵션 수수료(0.3%)=금리상한(6.85%)’ 조건으로 3년제 안심론에 가입했을 때, CD금리가 5.2%로 떨어지면 대출금리는 6.7%가 되지만 CD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대출금리는6.85%를유지한다.
또 3년 뒤엔 옵션 수수료(0.3%)가 사라져 그만큼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이보다 앞서 나온 하나은행의‘이자 안전지대론’은 대출금리 하락 폭을 1%포인트로 제한했다는 게 차이다. 다시 말해 CD금리가 2% 떨어져도 대출금리는 1%만 하락한다는 것이다.
처음 선보인 덕분(5월)에 최근까지 6,700여억원이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다. 기업은행은 금리상한을 최장 10년까지 늘려 잡은 상품을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계약기간이 6, 7년이지만 앞으로 더 늘 수 있다는 전망 때문
이다.
박철웅 기업은행 개인금융부 차장은“현재 출시된 3,5년제는 기존의 혼합금리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상품형태가 아니라 기존의 모든 주택담보대출에 금리상한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고객이 금리상한선을 선택하도록 하되 그 차이에 따라 이자를 달리 물리는 상품을 개발 중이다. 금리상한선을 낮게 잡을수록 은행에 부담이 되는 만큼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도 연말 출시를 예정으로 금리상한제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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