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소형 펀드의 수익률이 대형주 펀드를 능가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9월 14일 현재 미래에셋맵스노블레스미드캡주식형과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 동부Theclassic진주찾기 등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1년 수익률 1~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증시의 ‘다윗격’인 중소형 펀드가 대형주 펀드를 능가한 가장 큰 이유는 올해 들어 중소형주들의 상승율이 대형주보다 높은 데 기인한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시가총액별 상승률을 보면 대형주는 31.84%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소형주는 56.53%, 중형주는 73.39%나 뛰었다.
하지만 중소형 펀드라고 무조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중소형 펀드는 특정 지수를 따라가기 보다는 종목 선정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9월 13일 현재 1년 수익률 상위권에 속한 중소형 펀드들은 70%가 넘는 수익률을 보인 반면, 하위권 펀드들은 40%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편차가 컸다.
다시 말해 좋은 중소형 펀드를 고르는 것은 주식 종목을 선택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양질의 중소형 펀드를 고르는 비결은 무엇일까.
◆ 규모 작고 팀단위 운영 펀드가 우선
전문가들은 특정 매니저에 의해 운용되는 펀드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목 선정이 펀드 성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중소형 펀드의 특성을 감안하면 매니저가 바뀌면 성과의 기복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팀 단위로 운용하는 펀드를 추천했다.
두번째는 펀드의 규모다. 중소형 펀드는 편입 종목의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설정액이 많으면 운용 스타일이 망가질 수도 있다. 때문에 설정액이 여타 중소형 펀드에 비해 지나치게 많으면 피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편입 대상 종목이 거래가 원활한지를 따져야 한다. 일부 종목은 거래가 많지 않아 편ㆍ출입이 어려운 것도 있다. 만약 갑자기 무더기 펀드 환매가 발생한다면 펀드 매니저들은 큰 폭의 하락을 감수하고 이 종목을 처분해야 하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 대형주 펀드로 갈아타라
일부 전문가들은 중소형 펀드의 시대는 가고 대형주 펀드가 각광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비록 중소형 펀드 수익률이 좋지만 과거사일 뿐 앞으로는 대형주 펀드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쇼크 이후 우리 증시가 반등에 들어간 8월 20일부터 9월 18일까지의 수익률을 보더라도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기간 삼성배당주장기주식1 펀드(20.96%), 삼성 당신을 위한 코리아 대표주식종류형A·C클래스(19.92%), 삼성우량주장기투자A·B클래스(20.88%) 등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삼성증권 김남수 연구원은 “강한 상승 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중소형 펀드가 괜찮다”며 “하지만 향후 증시가 예전만큼의 상승세가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제는 대형주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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