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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지 찾은 손학규 "마음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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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지 찾은 손학규 "마음을 다졌다"

입력
2007.09.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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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경기지사는 20일 서울과 경기도의 천주교 성지를 돌며 잠행했다.

그는 이날 밤 “오늘 마지막 기도를 하고 내일 아침 결정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결단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캠프에선 손 전 지사의 경선 복귀를 기정 사실화 하는 분위기였다. 손 전 지사의 일부 측근들도 광주로 내려가 선거운동 준비에 들어갔다.

19일 하루 종일 칩거했던 손 전 지사는 오전 7시30분께 부인 이윤영씨와 함께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택을 나섰다. 손 전 지사는 이씨의 검정색 마티즈 차량을 직접 몰고 마포구 합정동의 천주교 절두산 성지에 들러 조선 말기 천주교 탄압 때 순교한 김대건 신부상 앞에서 한동안 묵상했다.

다음 행선지는 경기 화성에 있는 천주교 남양동 성모 성지. 손 전 지사는 성지 안을 잠시 산책한 뒤 기자들에게 “이제 그만 따라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행방을 감추었다.

손 전 지사는 오후 7시께 경기 의왕시 나사로 마을에 나타났다. 손 전 지사는 기자들을 만나 “오늘 고난의 뜻이 무엇인지,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국민 여망을 받들어 좋은 정치,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돌아 보고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천주교 성지를 골라 다닌 이유에 대해선 “박해와 고난을 받고 순교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생각해 보기 위해서였다”고 답한 뒤 얼마 있다 또 다시 차를 몰고 나섰다.

캠프에선 손 전 지사의 돌출 행보가 경선 중도 포기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을 강하게 부인했다. 측근들은 “손 전 지사가 ‘새 정치와 국민을 위해 순교하겠다’는 결연한 심정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손 전 지사는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한나라당이 아닌 국민을 위해 순교하겠다”고 했었다. 손 전 지사가 “동요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캠프에 전달했다는 말도 나왔다.

오랜 측근들은 손 전 지사의 선택에 대해 “선거가 아직 많이 남았고 중진들이 돕겠다고 나서는 등 기회가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탈당 때와는 다르다”, “자신을 따라 한나라당을 나온 식솔들을 봐서라도 사실상 정계은퇴의 길을 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캠프 관계자들은 출입 기자들에게 손 전지사가 21일 오전 9시 여의도 대선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경선복귀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스타일 상 대선 승리 가능성 등에 대해 근본적 회의를 느끼고 이미 중대 결심을 내린 상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문제는 손 전 지사가 주위의 기대대로 경선에 복귀한다고 해도 흠집이 남아 앞으로 레이스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짙다는 점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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