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 사회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정 추기경은 한국 사회를 들끓게 한 학력 위조 파문과 관련, “학력을 위조한 사람도 책임이 있지만 부풀리려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며 “정직한 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물의와 논란을 빚은 종교 문제에 대해 정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네가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줘라’고 하신 것처럼 내 종교를 위해 다른 종교에 피해를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로 존중하면서 상대 이익을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말로 백성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최근 납골당 건설 문제로 계란 세례를 받는 등 추기경의 권위가 흔들리는 듯 하다는 질문을 받고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나라가 진정 발전하려면 국민 전체가 인정하는 마지막 권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쉽습니다. 그런 권위 없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그게 걱정입니다.”
추기경은 올해 교황청 감사직에 오르는 등 한국 교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교황으로부터 한국 등 동북아 전반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자격이 없구나..라고 느끼곤 한다”고도 말했다.
정 추기경은 한인의 미국 이민 100주년을 맞아 워싱턴대성당에 한국 성모자ㆍ순교자상이 설치된 것을 기념하는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방미중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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