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여성 운전자들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강도 짓까지 일삼다 검거됐다. 이 경찰관은 금품수수로 해직된 적이 있는데다 수억원대의 빚보증까지 져 '관리대상자'로 분류됐던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허술한 직원 관리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20일 고양경찰서 소속 이모(39)경장에 대해 강도 강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경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0분께 일산선 대화역 환승주차장에서 승용차에 타고 시동을 걸고 있던 3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 근처 공원으로 끌고가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이 경사는 올해 1월과 2월에도 같은 방법으로 여성 2명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는 등 한 장소에서만 3차례 부녀자를 납치ㆍ성폭행하고 1,900여만원을 강탈했다.
이 경사는 사업하는 형의 금융 보증을 섰다가 3억원대의 빚을 져 월급이 압류되자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화역 주변에서 대리운전을 하면서 범행 대상을 물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같은 장소에서 부녀자 납치ㆍ성폭행 범죄가 잇따르자 지난달 말부터 잠복 근무하던 중 19일 밤 30대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려던 이 경사를 체포했다.
경찰은 1997년 금품수수로 해직됐다가 98년 복직한 뒤 보증을 서지 못하도록 한 공무원 규정까지 어긴 이 경사를 '관리대상자'로 분류, 소속 부서장이 월 1회 근무상태를 점검해 서장에게 보고토록 해왔으나 범행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문점호 고양경찰서장과 이 경사의 상급자 3명 등 4명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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