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옮기자면 소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쌓여있는 서점의 책들(汗牛充棟). 성별, 나이, 기호에 따라 책을 고르는 취향도 제각각일 터이지만, 일정한 흐름을 따라 읽어가는 것도 의미 있는 독서방법이다.
고전 새로읽기, 부부(남녀)관계에 대한 통찰, ‘원 소스-멀티유스’ (하나의 소재로 다양한 매체에 활용하기) 등이 최근 출판의 주요한 트렌드. 사자성어를 통해 출판의 큰 흐름을 들여다봤다.
■ 온고지신(溫故知新)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을 고전이라고 했던가? 어렵다는 핑계로 접근하지 못했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준 높은 교양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신주의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은 소통을 강조한 장자철학을 21세기적으로 해석한다. 장자,>
소장 중문학자인 김월회는 <살아 움직이는 동양고전들> 에서 공맹(孔孟)으로 대표되는 동양사상가들의 고전의 맥락을 읽어내는 일곱가지 방식을 제시한다. 독일의 노철학자 클라우스 헬트는 <지중해 철학기행> 에서 탈레스에서 마키아벨리까지 지중해를 중심으로 서양철학사를 꿰뚫고 있다. 지중해> 살아>
플라톤의 ‘향연’에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까지 이정우, 심경호 등 19명의 인문학자들이 자신의 시각으로 고전을 고른 <고전의 향연> 도 손길이 가는 책이다. 고전의>
■ 금슬지락(琴瑟之樂)
가장 잘 알고 있을 사이 같으면서도 잘 모르는 사이가 부부사이다. 여성학자 오숙희의 <부부성공시대> 는 성에 대해 동상이몽하는 부부의 이불 속 문제를 이야기한다. 부부성공시대>
재테크 하듯 성(性)테크에 공을 들여야 부부관계를 원만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논지다. 한의사 이재형씨는 <성(聖)스러운 성(性)이야기> 에서 원활한 성에너지의 운용을 통해 삶의 고통과 번뇌, 괴로움,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좌백(본명 장재훈)의 <부부만담> 은 무협소설을 쓰는 저자와 부인의 부부생활 이야기를 에피소드와 유머를 섞어 엮어낸다. 부부만담> 성(聖)스러운>
진지함보다는 농담이 부부생활을 매끄럽게 한다는 결론. 부부생활이 주제는 아니지만 허브 골드버그의 <남자, 여자를 해석하다> 역시 상대방의 성에 대해 품고있는 남녀의 의문에 대해 진지하게 답변해준다. 남자,>
■ 변화무쌍(變化無雙)
TV 드라마, 영화 등으로 변주돼 대중적 인기를 모았던 ‘문화콘텐츠’의 원형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 <밀양> 의 원작인 <벌레이야기> 는 저자인 이청준 특유의 철학적인 시선과 집요한 문체로 용서와 구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묻는 소설이다. 벌레이야기> 밀양>
드라마 ‘황진이’ 는 김탁환의 소설 <나, 황진이> 가 원작이다. 황진이의 삶을 잉태한 송도와 조선중기의 문화지형도를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
드라마 <주몽> 의 원작은 김정산의 대하역사소설 <삼한지> . 요동지역의 맹주로 군림했던 고구려의 호방한 기상을 잘 살려내고 있으며 여ㆍ제의 침략과 내란에 시달리던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삼한지> 주몽>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