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걸까, 아니면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거짓말일까.'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아직도 신정아(35)씨가 예일대 박사 학위 소지자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을 두고 진짜 그렇게 믿는 것인지, 아니면 직권남용 혐의를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20일 변 전 실장의 신씨 비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관계자에 따르면, 변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신씨가 진짜 예일대 박사 학위라고 믿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신씨는 7월 16일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전화 통화에서 변 전 실장에게 "학위가 진짜 임을 증명하기 위해 다녀오겠다"고 하자 변 전 실장이 "국내에 머물며 로펌을 통해 알아보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신씨의 교수 임용 청탁 등과 관련, 변 전 실장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금도 신씨의 예일대 박사 학위를 믿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신씨도 측면 지원 차원에서 변 전 실장에게 유리한 부분만 진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에 있을 때 이화여대 주변 집에 종종 찾아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신씨는 "그림의 기본인 소묘(데생) 기법을 배우는 등 함께 그림을 그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또 "(집에) 구하기 힘든 미술 관련 서적이 많아 변 전 실장이 책을 보러 오기도 했다"며 "작품 도록이나 서적을 함께 보면서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씨는 정ㆍ재계, 학계, 언론계 유력 인사들과 '포야(FOYA·Fountain of Youth Associationㆍ젊음의 샘 모임)'라는 사교클럽에서 모임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시작한 이 모임에는 유명 제약회사 부회장 Y씨, 한나라당 N의원, 유명 이동통신사 W 상무, 대기업 김모 부사장, 정모 교수 등 서울대 법대 출신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왔다.
한 회원은 "나이가 제일 어린 신씨는 모임에 나오면 말없이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며 "예일대 박사학위 받았았다고 했을 때, 동국대 교수가 됐다고 했을 때 축하해줬고 신씨가 식사를 대접했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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