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 그레그 지음ㆍ정은 옮김 / 320쪽ㆍ1만3,000원
이맘 때면 옆구리가 더욱 시릴 싱글 아빠들. 배우자와의 사별이든 이별이든, 또는 자식의 경우 입양이든 혼외 자녀든 평소에도 그들은 타인의 시선을 느끼며 살아 간다.
‘어느 날 갑자기’ 이혼을 통보받고 뒤죽박죽이 된 채 어린 자녀 셋을 떠안게 된 미국 대학 교수(심리학)의 체험담은 그들의 말 못할 사연들을 대신한다. 1979년, 아내의 이혼 통보 이후 감내해 온 일련의 상황에 대처해 온 지은이의 경험과 학자적 태도에 의존하는 이 책의 설득력은 그만큼 높다.
현실을 인정하는 만큼 서술은 매우 실제적이다. 책은 싱글이 된 남자에게 ‘빈 둥지 증후군’에 대처할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삶에서 우정을 우선 순위에 둘 것, 여자 친구와의 관계를 아이들이 알도록 할 것 등은 그를 위한 실제적 처방이다. 가족과의 레크리에이션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성에 눈 뜨고 개성과 고집이 발현하는 10대의 아이들은 또 어떻게 키워야 할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서술한다. 자녀들의 결혼을 바라보는 법까지 충고한다.
저자는 자신의 공부와 경험에 기대, 실제적인 ‘성공적 싱글 아빠의 9가지 비결’도 제시한다. 아이 옷가지에서 지갑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하라, 분노ㆍ부정ㆍ죄이식ㆍ수치감 등 싱글 아빠를 괴롭히는 네 가지 치명적 감정을 다스려라, 여행ㆍ휴가ㆍ여가 활동을 잘 계획하라,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가라 등. 책은 자녀를 혼자 돌보는 한 남자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비록 미국의 경우지만, 한국의 성인 남성도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전국 가구 실태조사 결과 한국의 싱글 부모는 137만명이며, 싱글 아빠는 그 중 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싱글 아빠 수는 140만여명으로 지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책에 따르면 이혼한 남자의 70%와 이혼한 여자의 65%가 결혼을 시도한다. 결혼의 40% 이상은 재혼이며 재혼에서의 이혼 비율은 초혼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재혼하면 미래의 삶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또 다른 이혼의 가능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현명한지 명시한다. 가정에 마찰과 후회를 가져올 여자라면 차라리 가정부가 낫다고 단언한다.
자녀를 두고 이혼한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꾸리는 ‘혼합 가족’ 등 책은 이혼으로 파생되는 가능성을 넓게 보여준다.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충북 청원군 소재) 교수이며 정은가족치료연구소장인 역자의 번역이 매끄럽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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