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물로 맡겨졌던 바지 분실을 이유로 워싱턴 D.C. 행정법원 로이 피어슨 판사로부터 5,4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바지 소송’을 당했던 한인 세탁업주 정진남씨가 결국 문제가 된 세탁소의 문을 닫았다고 정씨의 변호사인 크리스 매닝이 19일 밝혔다.
매닝 변호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소송이 미국인들과 소상인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보여준 정말 비극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매닝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정씨 부부는 피어슨 판사가 제기한 소송 1심 재판에서 승소했지만 지난 2년 여에 걸친 법정공방으로 인해 금전적인 부담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이번에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정씨 부부는 1심에서 승소, 일부 소송 비용을 돌려 받을 수 있게 됐으나 변호사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뿐만 아니라 피어슨 판사는 재임용에서 사실상 탈락했으나‘바지 소송’에 대해선 항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씨 부부는 워싱턴 일대에서 3개의 세탁소를 갖고 있었으나 이번에 ‘바지 소송’에 연루된 세탁소를 폐업함으로써 3개 세탁소 가운데 2개를 정리했고 이제 마지막 남은 워싱턴 북부의 행복세탁소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재기에 나서게 됐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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