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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연내 타결 빨간불… 3차협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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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연내 타결 빨간불… 3차협상 종료

입력
2007.09.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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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가장 중요한 상품분과에서 개별품목에 대한 논의조차 갖지 못한 채 21일(현지시각) 종료됐다. 연내 타결을 목표로 했던 한ㆍEU FTA협상은 사실상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까지 답보상태를 거듭하는 양상이다.

회담 시작 당시 "품목별 본격적인 주고받기 협상의 진전을 통해 이번 3차 협상을 조기타결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던 김한수 우리측 수석대표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진 상태.

김 대표는 "상품 양허 부분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면서 "한ㆍEU 양측 모두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ㆍ미 FTA 협상 때와 달리 법률적ㆍ정치적 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연내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도 "시한에 쫓겨 협상의 질을 포기할 순 없으며, 정해진 데드라인도 없다"고 맞장구 쳤다.

한ㆍEU 양측은 분과협상의 사실상 마지막 날인 20일(현지시각) 협상의 최대 난제로 부각된 상품양허안을 오는 4차 협상 때 한ㆍ미 FTA 합의안을 기준으로 협상을 벌인다는 데 합의했다.

김 대표는 "다음달 4차 협상에서는 양측 양허안 중에 한ㆍ미 FTA 타결안보다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항목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ㆍ미FTA 타결안과 한ㆍEU 양측 양허안을 비교해 볼 때 EU에게 불리한 한국측 양허안상 연간 교역액이 105억달러(2006년 기준), 한국측에 불리한 EU양허안이 93억 달러로 서로 비슷해 4차 협상 때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한ㆍ미 FTA를 준거로 양측이 제시한 양허안에 대한 조율작업을 한 후, 5차 협상 때야 양측 모두 수정 양허안을 교환할 수 있어 본격적인 상품 양허안 논의는 11월 이후에 개최될 5차 협상에서나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가 "EU 제품들이 한국시장에서 미국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것처럼 EU측이 미국과 동등한 조기관세 철폐율을 고집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베르세로 대표는 또 "미국의 자동차 관세철폐는 기존 2.5%에서 철폐한 것이지만, EU는 기존 10%에서 7년 내 완전철폐를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EU측 제안이 더 관대한 것"이라며 한국측 최대 관심사인 자동차 관세 철폐에 대해 더 이상 양보가 없을 것임을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양측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이미 원작자(화가)가 판매한 그림을 추후 3자끼리 사고 팔 때도, 판매수익의 일부를 원작자가 받을 수 있도록 추급권을 협정문에서 배제하기로 합의했다.

추급권은 원래 EU측이 강력히 요청했지만, 우리에겐 워낙 생소한 개념이어서 자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디자인 보호 기간에 대해 25년을 주장했던 EU가 15년을 주장한 우리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한ㆍEU FTA 4차협상은 10월 15~19일 서울에서 개최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품 양허, 비관세, 지적재산권 부문을 중심으로 회담을 진행하기 양측이 합의했다.

브뤼셀=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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