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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달곰 '수난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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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달곰 '수난의 가을'

입력
2007.09.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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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풍부한 결실의 계절이지만,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먹이 때문에 수난의 연속이다. 겨울잠을 앞둔 곰들이 최근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왔다가 농민들이 멧돼지들로부터 과실을 보호하기 위해 쳐놓은 올무 등에 걸려 다치거나 비명횡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3일 전남 구례군 토지면 과수원 근처에서 올무에 목이 걸려 나무에 매달려 있던 북한산 반달곰 ‘장강24’를 구출해 치료한 뒤 다시 방사했다고 21일 밝혔다.

공단은 반달곰의 귀에 전파발신기를 매달아 하루 2차례 위치를 확인하는데, 지리산 왕시루봉 정상 부근에서 활동하는 장강24가 이틀 동안 농가 주변에 머무는 것을 보고 수상히 여겨 현장에 출동해 발견했다.

반달곰의 올무 피해는 처음이 아니다. 2005년 8월14일 ‘랑림32’, 같은 해 11월4일 ‘장강21’이 올무에 걸려 각각 폐사했다. 같은 해 11월15일에는 올무에 걸린 ‘제석’이 구출돼 재방사됐지만, 치료기간중 야성(野性)이 약해져 공단이 보호하고 있다.

주민들이 던져주는 먹이도 곰들에게는 독이 될때가 허다하다. 연해주산 ‘칠선’과 북한산 ‘덕성17’은 민가 주변에서 먹이를 구걸하다가 각각 2005년 7월17일과 12월7일 회수됐다. 버린 음식물에 맛을 들여 등산로를 배회하던 연해주산 ‘천왕’은 이빨이 11개나 ??어 5월 회수됐다.

공단은 2004년부터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국내 혈통과 동일한 아종(亞種)의 연해주산 반달곰 12마리, 북한산 8마리 등 모두 20마리를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놓았다. 하지만 이중 4마리가 올무에 걸리거나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고, 1마리는 실종됐으며 4마리가 회수돼 현재 11마리만 활동중이다.

공단측은 “반달곰 방사 이후 지금까지 지리산에서 올무와 덫 1,500여개를 수거했다”며 “가을이 되면 동면을 앞두고 먹이를 구하러 민가로 내려오는 곰들의 사고를 막기 위해 특별근무도 한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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