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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등반 진입' 3년째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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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등반 진입' 3년째 좌절

입력
2007.09.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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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우등반’(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이 3년째 좌절됐다.

발표에 맞춰 몸소 한국을 찾아 기대를 높였던 ‘선생님’(FTSE 회장)은 이번에도 “아직 2% 부족하다. 내년에는 꼭 들 것”이라고 말해 변죽만 울리고 떠났다. 내년 승격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역차별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 3수생들은 낙방, 신참은 직행

마크 메이크피스 FTSE그룹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승격 대상 3개국 가운데 한국, 대만의 탈락과 이스라엘의 승격 소식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은 22개 평가항목 가운데 지난해 ‘제한적 충족’ 판정을 받은 4개 중 여전히 3개가 제한적이고, 대만은 여전히 4개가 제한적에 머물러 있다”며 “모든 항목을 충족시킨 이스라엘이 승격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3개중 이미 2개가 제도개선 중이고 나머지 외환거래 항목도 1년 안에 개선된다면 내년에는 승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왜 떨어졌나

FTSE측의 공식 탈락 배경은 외환거래 부문의 제도적 제약 등이 합격기준 미달이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그보다 더 중요한 현실적 이유를 들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우등반으로 가기에 실력은 빠질 게 없지만 한국이 보통반에서 빠질 경우 보통반의 반장을 맡을 후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과 대만의 신흥시장 그룹 내 시가총액 비중이 30%에 달해 두 나라가 선진시장으로 옮길 경우 신흥시장 지수를 운영하기가 어려워 탈락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이미 선진국시장에 편입된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1,2개 항목에서 ‘제한적’ 평가를 받았다”며 “기준 항목을 모두 충족시켜야만 선진국시장에 가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 내년에는 될까

문제는 중국이다. 한국과 대만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울 덩치 큰 시장이 필요한데 현재 유력하게 꼽히는 곳이 중국 A증시다. 이날 중국 A증시가 신흥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이 한국의 탈락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 A증시의 결정적 약점은 외국인 투자가 금지돼 있다는 것.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당분간 FTSE지수 진입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FTSE측의 낙관적인 전망과 상관없이 한국의 내년 승격 여부도 결국 중국 A증시의 자격요건 충족 여부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중국 A증시가 1년 안에 요건을 갖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FTSE지수 승격 무산으로 거대 미국계 자금이 참고하는 MSCI지수의 선진국 편입도 덩달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결국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FTSE지수란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지수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와 함께 국제 투자기관들이 전세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투자비중을 결정하는 잣대다.

신흥시장 가운데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이 17.11%(8월말 현재)라면 전체 신흥시장 투자액 가운데 17% 가량 한국 주식으로 산다는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거래소가 합작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이 매년 9월 편입국을 재조정한다. 주로 유럽계 기관들이 이용하며 세계적으로는 MSCI지수의 인용 빈도(90%)가 훨씬 높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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