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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선 복귀/ '무단 가출' 손학규, 관심 얻고 신뢰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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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선 복귀/ '무단 가출' 손학규, 관심 얻고 신뢰 잃다

입력
2007.09.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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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중 돌연 잠행과 선거 캠프 해체'라는 손학규 전 경기기사의 변칙 행보는 득이 많을까, 실이 많을까. 언뜻 보기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등 소득이 상당한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악성 상처가 훨씬 크다는 평가가 무성하다.

소득은 적지 않다. 조직력이 절대 열세인 상황에서 경선이 조직 동원 선거로 흐르는데도 아무도 제어하지 못하는 불리한 상황을 일부 반전시킨 것이 최대 성과다.

당내 공정경선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일부 중진이 손 전 지사를 돕겠다고 나섰다. 또 당권 거래설 등을 부각시켜 정 전 의장에게 '구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타격을 입혔다.

국민에게 외면 받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을 추석 연휴 밥상에 올리게 된 것도 소득이다. 초반 4연전 20%에 밑도는 투표율로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경선이 손 전 지사 덕분에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래서 투표율이 올라간다면 손 전 지사에게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일반 지지도에서도 정 전 의장에게 역전 당해 반드시 그렇지도 않을 것이란 견해도 엄존한다.

아울러 '부당한 동원 경선의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심어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성과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것들을 많이 잃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3월 한나라당 탈당으로 '배신자' 딱지를 얻은 데 이어 이번엔 '몽니', '생떼' 등 치명적 꼬리표를 추가했다. 주변에선 "정치적 자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는 가뜩이나 떨어지는 지지도에 반영될 개연성이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은 '구태 정치와 싸우겠다'는 손 전 지사의 모습에서 또 다른 구태 정치를 본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한 것이라는 걸 뻔히 아는데, 이제 와서 자신을 구태와 싸우는 투사인양 묘사하는 모습을 보는 게 민망하다는 의원도 있다.

당내 분위기는 싸늘하다. "손 전 지사를 복귀시켜 당이 깨지는 것만은 막아야 겠지만, 손 전 지사의 행보는 실망스럽다"는 게 지난 사흘 간 대체적 기류였다.

"손 전 지사가 당내 갈등을 극한으로 몰고 가고 '신당 경선=구태 경선'이란 이미지를 고정시켰다", "자신에게 불리하면 경선 판 깨기도 불사하는 것이냐" 등의 불만이 팽배하다. "사실상 해당 행위"라는 성토도 나왔다.

때문에 손 전 지사의 경선 복귀 이후 레이스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 전 지사는 21일 '선거 캠프 해체', '캠프 사무실 폐쇄', '민심대장정 식의 나홀로 경선 운동' 등 극약 처방을 들고 나왔다.

캠프에서도 "망치로 얻어 맞은 듯 하다"(우상호 대변인) 는 반응이 나왔다. 현재로선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손 전 지사는 '가출 행보'에 비판이 쏟아지고, 정치실험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면서도 벼랑 끝 도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본 듯 하다. 손 전 지사는 정치인의 가장 기본적 덕목인 신뢰를 잃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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