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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직 무능 드러낸 경찰관 흉악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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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직 무능 드러낸 경찰관 흉악범죄

입력
2007.09.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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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본연의 업무를 게을리하더니 이번엔 스스로 국민을 위협한 장본인이 됐다. 재직한 지 19년이나 된 베테랑 경찰관이 여성운전자들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강도짓을 일삼다 검거됐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범죄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챙기는 사건이 잇달았고, 연쇄살인사건 등에서 기초수사조차 제대로 못하며 허둥댔지만, 이번 사건은 그러한 부조리나 무능함과는 차원이 달라 더욱 충격적이다.

강도와 강간 등 흉악범죄를 우선적으로 방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치안의 요체이며, 경찰관에 대한 교육과 훈련도 여기에 집중돼 있다. 이번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는 스스로 습득하고 훈련 받은 범죄진압 기술을 적극적으로 악용하여, 치밀하고 지속적인 범행을 계속해왔다는 점이다.

경찰관이 시민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를 경우 적발이 쉽지 않고, 범죄 진압도 더 힘들다. 경찰관 개개인에게 지극히 엄정한 사회관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한 경찰관의 파렴치한 일탈로만 볼 수 없는 것은 경찰조직이 이러한 범죄행위를 걸러낼 만한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범인은 내부적으로 '관리대상자'로 분류돼 있었으나,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여성납치ㆍ성폭행ㆍ강도 행각을 드러난 것만 3차례나 계속해 왔다.

경찰이 자체 관리대상자를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으니, 어떻게 이들에게 국민에 대한 '범죄 관리'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러한 일들이 정도를 걷지 못하고 아랫사람에 대한 명분을 잃은 조직상층부의 무능력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스스로 징계를 받아야 할 수장이 거꾸로 부하를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데 기강과 질서가 있을 수 없다. 비리와 부정을 은폐하기에 쉽겠다며 언론을 피하려는 조직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리가 없다.

이번 사건에서도 범인 검거 후 가장 먼저 한 조치가 '외부 발설 금지령'이었다지 않은가. 무능하고 자기모순에 빠진 조직을 그대로 두어 수많은 '민중의 지팡이'들이 함께 욕 먹는 상황은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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