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약탈됐던 중국 베이징(北京) 원명원(圓明園)의 청동 말머리상이 147년 만에 중국으로 돌아왔다.
마카오 도박왕 스탠리 호(何鴻桑ㆍ85)가 내달 소더비 경매를 앞두고 있는 말머리상을 880만 달러(82억원)에 사들여 중국에 헌납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원명원(圓明園)에 있었던 12지신상 중 하나 였던 이 말머리상의 매매가는 청대 조각 매매가로는 최고액을 기록했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기도 한 스탠리 호는 추정가의 6배를 주고 매입한 뒤 “거액을 줄 만한 가치가 있으며 나라를 위해 이 정도도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번에 반환된 말머리상은 1세기 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1989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 모습을 나타내 대만 골동품 수집가에게 3억원에 팔렸었다. 이후 다시 경매에 나오게 된 것으로 수집가로서는 27배의 이윤을 남기게 됐다. 스탠리호는 2003년에도 700만 홍콩달러에 원명원 12지신상의 하나인 돼지머리상을 사들여 중국에 헌납한 바 있다.
말머리상의 반환이 이뤄지자 중국 언론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영불 연합군에 의해 폐허가 된 원명원은 중국인들에게 아편전쟁이후 ‘잃어버린 100년’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번 반환은 자존심 회복차원.
청 옹정제의 사저였다가 황궁 역할을 하게 된 원명원에 12지상이 설치된 것은 건륭제(1711~1799년) 집권 당시였다. 청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건륭제는 서양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베르사유궁전보다 훌륭한 서양식 궁전과 정원, 분수를 짓도록 명했고 12지신상들은 그 때 제작됐다.
이번 매입으로 12지신상 중 중국으로 돌아온 것은 소머리상, 호랑이머리상, 원숭이머리상, 돼지머리상, 말머리상 등 5개로 늘었다. 쥐머리상, 토끼머리상은 프랑스 수집가가 소장 중이며, 용머리상 뱀머리상 양머리상 닭머리상 개머리상 등 5개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1997년 이후 중국으로 돌아온 각종 문화재는 3,500여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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