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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금융그룹 대전/ 하나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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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금융그룹 대전/ 하나금융그룹

입력
2007.09.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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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주회사 실험은 안착했다. 이제 다시 한번 도약에 나설 준비가 됐다.”

하나금융그룹이 대도약을 꿈꾸고 있다. 2005년 12월 1일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킨 이후 1년 10개월. 그간 하나금융그룹은 앞서 거침 없이 내달려 왔던 은행 시절의 모습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외형 성장도 놓칠 수 없는 과제였지만, 우선 은행 시절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그룹은 이를 위해 내부적인 조직과 시스템 정비를 통해 지주회사 본연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업무를 모두 운영하는 금융복합점포 ‘하나금융프라자’를 지난해 55개나 신설했다.

인수합병(M&A) 없이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2005년 말 112조5,000억원이던 하나금융그룹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128조7,000억원, 올해 6월 말 기준 140조2,000억원으로 1년 반 만에 24.6% 늘어났다.

올해에는 하나대투증권(옛 대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업무 전문성에 초점을 두고 재편, 다른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포석을 끝냈다.

물론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 실패 이후 국내 시장에서 은행권 경쟁을 4강이 아닌 국민 신한 우리 등 ‘빅3’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서둘러 새로운 성장엔진을 가속하는 것이 시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룹의 시선은 이제 세계로 향해 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중국 시장은 이제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지난 8월 하나은행이 중국 현지법인 설립 예비인가를 얻어냈다. 하나은행은 연내 현지법인 설립을 마칠 계획이다. 상하이 등 기존의 3개 중국점포는 모두 신설 현지법인 산하로 재편된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중국 소매금융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지 은행 인수 계획도 진행 중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중국 현지 은행인 청도국제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04년에는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동북 3성(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지역 시장 공략을 위해 선양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 현지 은행 인수 계획도 진행 중이다. 현지에선 “중국 동북 3성에서만큼은 하나은행이 씨티은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어 2015년까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을 연결하는 해외네트워크의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지 은행 인수를 통해 미국 진출 작업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아울러 2009년까지 자산 200조원을 달성, 세계 100대 금융그룹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2015년에는 자산 450조원에 이르는 세계 50대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포부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09년 이후엔 각각 1.3%와 20.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현재 23%인 비이자이익 비중과 3%에 불과한 해외이익 비중을 2009년엔 각각 40%와 8%로, 2015년엔 50%와 2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

하나금융그룹의 새로운 도전은 김승유 회장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룹이 걸어온 길이 늘 그랬던 것처럼.

김 회장은 1971년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한국투자금융은 91년 하나은행으로 업종을 전환했고, 그는 97년 하나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3연임에 이어 지주회사 회장 자리까지 오르며 11년간 하나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의 삶이 하나금융의 역사인 셈이다.

그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나금융그룹은 단기간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98년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2002년에는 서울은행을 인수합병(M&A)하면서 하나은행은 '단자사 출신의 소형은행'에서 순식간에 국내 4대 대형 은행으로 올라섰다.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는 그가 없었다면 해결하기 힘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주채권이었던 하나은행은 김 회장의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했다. 대주주가 아닌 전문경영인(CEO)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로도 평가받는다.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김 회장의 도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다. 김 회장은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는 특유의 긍정적 사고로 위기를 돌파해내고 있으며 주주들의 지層?여전하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내달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명단에 시중은행권에선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룹측은 이에 대해 "이미 하나은행이 진출해 있는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을 통해 서울과 북한을 연결한 금융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올 1월 중국에 진출한 전세계 금융인으로는 처음으로 선양(瀋陽)시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 이것이 '하나'의 강점

‘덩치’보다‘전문성’… IB분야 개척 선두 기대

6월 열린 하나IB증권(옛 하나증권)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은 사람은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었다. 하나금융지주와 그룹 주력인 하나은행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이 다른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인 일. 그만큼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하나IB증권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했다.

M&A를 통한 외형 확대, 이를 통한 다른 금융그룹과의 전면전도 중요한 목표이지만, 한편에서는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노력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업계에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IB(투자은행) 분야에 총력을 기울여 새로운 시장에서만큼은 선두를 차지한다는 복안이다.

눈에 띄는 것은 '덩치'보다는 '전문성'을 택한 전략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그룹의 IB 관련 업무를 모두 하나IB증권으로 모으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IB 부문을 넘긴 하나대투증권(옛 대한투자증권)은 소매 영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합병을 통해 증권사의 몸집을 키우는 방법을 주로 택했지만 하나금융그룹은 업무 특성에 맞게 2개 증권 계열사로 특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탄생한 하나IB증권은 국내 최초의 IB전문 금융회사가 된 셈이다.

최근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IB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국내 1세대 IB전문가인 이찬근 전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신임 사장에 선임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 사장은 "현재 국내 증권산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성"이라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의 증권사 M&A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전문성을 갖춘 뒤에 시장의 선택을 받아 자연스럽게 대형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의 성공 여부가 그룹 미래의 한 축을 좌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하나IB증권의 든든한 밑천이다. 그룹의 금융 네트워크 및 기업고객 기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관건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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