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방 값은 누가 내 준 것일까.
변 전 실장이 최근까지 머무른 광화문 인근 서머셋 팰리스 호텔의 숙박료 2,000여만원을 누군가가 대신 내준 것으로 18일 밝혀지면서 대납자가 누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가성이 있다면 변 전 실장의 사법처리 혐의에 추가될 수 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17일 서머셋 호텔 재무팀 사무실 압수수색결과 모 인사가 지난해 7월부터 12개월 동안 변 전 실장의 숙박비를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했으며, 지난달에는 현금과 수표로 200만원을 지불한 사실이 확인됐다.
변 전 실장은 42.9㎡ 크기의 방을 썼다. 이곳은 한 달 숙박비가 560만원이지만 변 전 실장은 장기투숙 할인을 받아 한달에 200만원만 내고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숙박료 대납 주인공에 대해서는 갖가지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변 전 실장의 후견인이라는 사업가 김모씨가 우선 후보로 손꼽힌다.
국정원 출신 사업가로 알려진 그는 변 전 실장이 7월 과테말라에서 장윤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중계자 역할을 했으며, 얼마 전 장윤 스님이 모습을 드러낸 삼성동 I호텔 객실도 그의 업무실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계종 측이 내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변 전 실장이 불교계의 숙원 사업들을 해결해주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데다 호텔이 조계종 총무원과 걸어서 3분 거리에 불과할 만큼 가깝다.
게다가 조계종 소속 몇몇 스님도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 조계종 측은 이에 대해 “숙박료 대납은 억측”이라며 “총무원 숙소 공사 때문에 호텔에 묵고 있는 스님도 개인 돈으로 숙박료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변 전 실장에게 신세를 진 기업이 숙박료를 대신 낸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검찰은 신용카드 영수증 등을 토대로 대납 주인공을 추적 중이다. 수사결과 변 전 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방값을 지원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뇌물수수나 알선수뢰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성시영 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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