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왕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괴물’ 류현진(20ㆍ한화), ‘파이어 볼러’ 한기주(20ㆍKIA), ‘컨트롤의 마술사’ 장원삼(24ㆍ현대). 지난 시즌 류현진은 신인 최초로 200이닝을 돌파했고, 한기주는 44경기에 등판했다. 장원삼은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한 마디로 신인에게는 ‘무리’였다.
이런 이유로 올 시즌 전 류현진 한기주 장원삼의 ‘2년생 징크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류현진 한기주 장원삼은 올해 들어 더욱 업그레이드된 투구로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류현진-노련해진 괴물
2006년=류현진은 최고구속 152㎞의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류현진은 페넌트레이스에서 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투수 3관왕과 함께 사상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했지만, 체력이 소진된 탓에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07년=류현진은 18일 현재 15승7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 중이다. 오히려 시즌 막판 구위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낫다는 평가다. 류현진은 올 시즌 완급조절능력이 확실히 늘었다. 누상에 주자 없을 때는 가볍게 던지다가 위기가 오면 전력투구 한다.
한기주-볼을 던진다
2006년=한기주는 최고구속 158㎞의 광속구를 던지고도 선발투수로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구종이 단조로운 데다 ‘볼’을 효과적으로 던지지 못한 탓이었다.
2007년=한기주의 3패(2승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63) 중 2패가 4월에 기록한 것이다. 5월 이후 41경기에서는 단 1패밖에 없다. 한기주는 라이징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던진 뒤로 재미를 보고 있다. 슬라이더도 스트라이크와 볼, 두 가지로 던진다.
장원삼-빨라졌다
2006년=지난해 장원삼이 기록한 직구 구속은 최고 145㎞, 평균 140~143㎞ 정도였다. 위기 때 직구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승부가 어려웠던 적이 많았다.
2007년=지난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한 덕분에 장원삼의 구속은 최고 148㎞까지 나오고 있다. 직구가 빨라지자 변화구 위력도 배가됐다. 현대 정명원 투수코치는 “여름에 다소 고전한 탓에 평균자책점이 지난해보다 올라갔지만 장원삼은 지난해보다 분명히 힘이 붙었고 실력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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