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랠리’가 시작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옭매여 있던 세계 증시는 예상을 깬 미국 연준(FRB)의 공격적 금리 인하 결정으로 날개를 단 듯 일제히 급등했다.
19일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전날보다 64.04포인트(3.48%) 오른 1,902.65로 마감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박스권에서 지루한 횡보세를 이어왔던 증시는 미국 금리인하를 자양분 삼아 40여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9.22포인트(1.19%) 올라 784.67을 기록했다.
앞서 FRB는 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4.75%로 0.50% 포인트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의 대체적 예상(0.25% 포인트 인하)을 뛰어넘는 큰 폭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이 금융시장 수준을 넘어 미국 경기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2003년6월이후 4년3개월만이다. FRB는 재할인금리도 0.50%포인트 인하했다.
큰 폭의 금리인하결정에 따라 2.51% 상승한 미국 뉴욕 다우존스 산업지수를 비롯한 세계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3.67%(579.74포인트) 올랐고, 홍콩H지수도 4% 이상 급등했다. 반면 국제유가도 함께 급등, 텍사스중질유가 사상 처음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금리인하가 중장기적으로 근본적 문제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상을 넘은 금리인하는 그만큼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성장후퇴도 감안했다는 의미”라며 “당장 주가가 오른다 해도 당분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리인하로 원화가치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0원 떨어진 926.70원으로 거래를 마쳐 역시 지난달 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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