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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금융그룹 대전/ 신한금융지주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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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금융그룹 대전/ 신한금융지주회사

입력
2007.09.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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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시작은 미약했다. 자본금 250억원, 임직원 279명 그리고 점포는 고작 3개. 넘어야 할 산과 골이 많은 후발 주자였다. 그러나 사반세기가 흐른 오늘, 업계의 절대강자라는 타이틀을 남보란 듯 쓰고 있다. 허풍이 아니다, 숫자가 말한다. 총자산 250조원, 임직원 2만4,000여명, 지점 1,023개, 자회사 14개, 시가총액 국내 5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적 같은 성장을 일궜지만 이제 원대한 꿈을 꾼다. 소리 내 부르기도 가슴 벅찬 ‘글로벌 리딩 그룹’을 향해 닻을 올렸다. 백전노장의 선장(라응찬 회장)도, 팀워크를 책임질 일등항해사(자회사 경영진)도, 정도(正道)를 일러줄 나침반(경영전략)도, 시너지를 창출할 선단(자회사)도 마련돼 있다. ‘신한금융그룹’호(號)의 면면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01년9월 국내 최초 민간주도로 설립한 금융지주회사다.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주력 자회사이자 그룹의 모태가 된 신한은행(82년 설립) 등 금융회사 14개를 거느리고 있다. 신한의 성장 스토리는 국내외를 통틀어 금융사상 유례가 없는 성공사례로 꼽힌다. 핵심은 자주적인 위기대응능력과 경쟁사와 반대로 생각하는 차별화 전략이었다.

불사불패(不死不敗)의 신화를 구가하던 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줄줄이 몰락하던 시기에 신한은 자력으로 부실여신을 정리하고, 국내 처음으로 4억불 외자유치에 성공해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몸집 불리기가 금융회사 경쟁력 강화의 대전제라는 일반의 믿음이 굳건할 때도 신한은 ‘선(先) 겸업화, 후(後) 대형화’ 전략을 택했다.

신한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즉시 사업분야 확충에 나서 금융 전 분야에 걸쳐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 토대 위에 대형화를 추진해 굿모닝증권 제주은행(2002년) 조흥은행(2003년) LG카드(2006년)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현재 신한은 은행(신한 제주) 카드(LG 신한) 증권(굿모닝신한) 보험(신한 SH&C) 캐피탈(신한) 자산운용(SH 신한BNP파리바) 등 종합금융그룹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국내 최대 카드사인 LG카드를 인수해 짜임새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이고, 지난해 4월 출범한 통합 신한은행(신한+조흥)의 합병 과정은 하바드경영대학원이 통합성공모델 교재로 활용할 정도다. 사업 모델의 균형(다각화)과 규모(대형화)가 신한의 경쟁 밑천인 셈이다. 실제 신한은 올 상반기 순이익 규모(1조6,464억원)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제 신한이 꿈꾸는 글로벌 리딩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발전은 밑천을 각 부분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룹의 간판인 신한은행은 현재 높은 자산 성장(2분기 5.4%)과 안정적인 순이자마진(4%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고, 카드는 10월 통합 신한카드(신한+LG) 출범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승부처는 은행 카드를 제외한 비은행 부분 자회사의 경쟁력. 최근 이들의 실적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올 상반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152억) 늘었고, 신한생명 654억원, 신한캐피탈 222억원 등 기타 비은행 자회사의 순이익도 증가추세다.

다가올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신한은 ▦자본시장 활성화 ▦자본시장통합법을 포함한 금융규제 완화 ▦비은행권의 구조개편 ▦대형 금융기관의 민영화 등에 맞서 5가지 미션을 준비한 상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1,000여개가 넘는 전국 유통채널에 각 자회사의 상품 서비스를 유통시켜 효율을 극대화하고 이를 다시 고객에게 돌려줌으로써 고객가치를 높여 나가는 새로운 금융사업모델을 창출하겠다”며 “그룹의 중장기 비전인 ‘월드클래스 리딩 파이낸셜그룹’(World Class Leading Financial Group)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이인호 신한금융지주 사장

“신한을 금융인재 사관학교로”

신한의 성공엔 늘 그가 있었다. 외환위기 때도, 금융지주회사 설립 때도,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 때도… 고지식하다는 평도 받지만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엔 누구보다 앞장섰다. 이인호(사진) 신한금융지주회사 사장이다. 그러나 그는 "열정을 가지고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한인'이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공을 아래로 돌린다.

하긴 그가 바로 오롯한 신한인이자 뱅커(은행원)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차장)로 시작해 영업, 융자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상무 전무 은행장에 이어 그룹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지주회사 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한의 대명사는 라응찬회장이다. 절대적 카리스마로 오늘의 신한을 만든 인물이다. 하지만 라 회장을 묵묵히 보필하며 신한을 반석 위에 올린 이 사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는게 은행안팎의 시각이다.

그의 경쟁력은 원리원칙에 바탕을 둔 과감성이다. 신한은행장이던 99년엔 신속하게 부실을 털어내고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로는 처음 외자(4억달러)를 조달했다. 2001년엔 대형화를 선호하는 외국인 주주를 직접 찾아가 설득해 신한금융지주회사의 기틀을 놓았다.

그러나 아직 배가 고프다. 그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기존 규제방식이나 사업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투자금융, 자산운용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지… 증권거래 중개업무, 선물/옵션 등 파생금융거래는 어떻게 짤지…"

갈 길은 멀지만 믿는 구석이 있다. 그는 "금융에선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평소 "신한을 대한민국의 금융인재 사관학교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만큼 그는 직원 교육투자에 열성이다. 업무연수 강화, 1인 당 교육투자 업계 최고, 차별화한 성과보상 시스템 등도 그가 다졌다.

그는 "신한이 지향하는 '종합금융서비스모델'의 얼개가 마무리되면 신한인이 이를 잘 운영해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인생철학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비단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셈이다.

■ 이것이 '신한'의 강점

내달 세계 10위권 ‘통합 신한카드’ 출범

신한금융그룹의 경쟁력 포인트는 금융 전반에 걸친 라인업의 균형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에 주력해 외형도 키운 만큼 이제 눈앞에 당면한 문제부터 차근차근 내실 다지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10월 출범하는 통합 신한카드(신한+LG)의 성공적 정착이 최우선 목표다. 통합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자산기준으로 신한은행 다음으로 큰 회사가 되는 동시에 세계 10위 권의 카드사가 된다. 신한은 "고객들이 전국에 산재한 신한은행 점포망에서 전업계와 은행계 카드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은 급속한 자본시장의 양적 질적 변화에 발 맞춰 대응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 역량을 결집한 복합상품 개발, LG카드를 포함한 그룹 고객의 정보관리체계 업그레이드, 자회사의 시너지 활동 노력을 공정하게 평가 보상할 수 있는 관리회계 시스템 개선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전략도 세웠다. 우선 시장에 대한 이해도 및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나 경쟁 우위 확보가 가능한 지역에 조기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고 국내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권역 리딩 뱅크로 성장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신한의 최종 목표인 월드클래스 리딩 파이낸셜 그룹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점 또는 현지법인 신설뿐만 아니라 진출지역 시장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네트워크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은행(IB) 부문 경쟁력 강화, 기업연금 시장 선점 등도 중장기 전략목표다. 내부적으로는 그룹문화 확산을 통한 'One Shinhan'(하나의 신한) 기반을 강화하고, 핵심인력 관리 및 교육훈련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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