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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쌍두마차가 본 내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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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쌍두마차가 본 내년 시장

입력
2007.09.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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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가 내년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시회’(i-SEDEX)에 참석해 “반도체 가격이야 항상 변화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느냐는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전의 낙관론보다는 톤이 다소 낮아진 것이다. 그는 기흥공장 정전사고 직후에 “3분기 실적으로 보여주겠다. 내년 이후엔 반도체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황 사장은 이날 “그 얘기는 내년에도 새로운 제품이 나오고 수요가 있기 때문에 반도체산업 전체가 발전할 것이란 의미였다”며 “너무 과장해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원론적인 낙관론은 유지하되 D램 가격이 20% 넘게 떨어지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하반기 반도체 시황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김종갑 하이닉스 반도체 사장은 이날 같은 자리에서 하반기 반도체 시황과 관련해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못하다”며 “후발 주자들의 시장 전략이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반도체 시황이 좋지 못한 것은 대만 업체 등이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과잉 됐기 때문”이라며 “현재 업계 전체적으로 36개의 300㎜웨이퍼 라인 증설계획이 추진되고 있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을 수밖에 없듯이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단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선발주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는 그렇게 불리한 것도 아니다”라며 “(내년 시황과 관련해선) 수요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며, 윈도우비스타 효과가 늦어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일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황 사장이 경쟁력에 바탕을 둔 ‘원론적인 낙관론’을, 김 사장은 구조조정 등 ‘위기 후 낙관론’을 펼친 셈이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하이닉스가 지속경영위원회를 발족시킨 것과 관련, “기업이 재무성과도 중요하지만 환경, 윤리 경영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라며 “정도 경영을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내년에는 지속경영보고서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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