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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역전… '2분의 수중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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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역전… '2분의 수중반란'

입력
2007.09.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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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빗물에 아시아 무대 제패의 꿈도 씻겨 내려가는 가는 듯 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퍼부어대는 장대비 속에서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K리그 챔피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저력을 갖고 있었다.

K리그 통산 7회 우승에 빛나는 성남 일화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아 정복에 한 걸음 다가섰다. 성남은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알 카라마(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빼앗긴 뒤 후반전 김민호와 조병국이 연속골을 터트리는 ‘역전쇼’를 펼치며 2-1 극적인 승리를 맛봤다.

홈앤드 어웨이로 펼쳐지는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성남은 2차전 원정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성남과 알 카라마의 8강 2차전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적지인 시리아에서 열린다.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만들어진 한편의 드라마였다. 성남은 전반 10분 알 카라마의 공격수 차보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갈수록 굵어지는 빗방울은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도 주지 않았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그라운드는 정상적인 볼배급을 할 수 없게 했다. 성남은 후반 들어 최성국 대신 김동현을 교체 투입하며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흠뻑 젖은 그라운드 사정까지 겹쳐 공격은 날카로움을 잃었다.

하지만 후반 26분 김학범 감독은 비장의 카드를 뽑았다. 미드필더 김철호를 빼고 올시즌 단 한 경기만 소화한 신예 김민호(22)를 투입하는 ‘모험’을 건 것. 김학범 감독의 선택은 거짓말처럼 들어 맞았다. 김민호는 투입된 지 2분만인 후반 28분 모따가 측면 돌파 뒤 날린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튀어 나온 볼을 그대로 왼발 슛으로 연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K리그 챔피언 성남의 저력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후반 30분 김두현의 코너킥을 수비수 조병국이 인사하듯 고개를 숙이며 헤딩골을 작렬시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성남은 27일 열리는 8강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결승에 진출한다. 하지만 알 카라마에 원정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성남은 2차전에서 득점없이 패하면 4강 진출이 좌절된다.

한편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전북은 이날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J리그 우라와 레즈와의 8강 1차전 원정에서 최진철이 만회골을 뽑아냈지만 1-2로 패해 대회 2연패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성남=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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