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오후 11시에 예정됐던 SBS TV토론에 돌연 불참하기로 하고, 서울 마포의 자택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가 후보 사퇴를 통한 경선 중도포기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손 전 지사가 오늘 예정돼 있는 SBS 후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당과 방송사에 전달하고 캠프는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대변인 입장에서 별도의 해석을 하는 게 어렵다”며 “오늘 토론회에 나가지 않지만 이것이 후보직 사퇴를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경선 초반 4연전에서 2위로 밀려 ‘대세론’이 꺾인 데다 이날 보도된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일반 지지도에서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1위를 내준 것으로 나타난 데 충격을 받고 경선 완주여부를 재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당 일각에는 손 전 지사가 비난하고 있는 정 전 의장 측의 ‘동원 선거’ 문제가 조만간 시정되지 않을 경우 후보 사퇴를 결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손 전 지사는 18일 정대철 전 우리당 고문과의 통화에서 “이런 구태경선은 의미가 없다”며 경선 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캠프 관계자들에게도 “들러리 세우려고 신당에 데려왔느냐”고 격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 측 선대본부 부본부장인 김부겸 의원은 1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경선은 국민은 없고 각 계파 수장 휘하 극소수 조직원들만 판치고 있다”며 “돈이 난무하고 ‘박스떼기’ ‘버스떼기’가 승부를 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에 ▦각종 의혹사례 진상조사위 구성 및 즉각 시정조치 ▦조직 동원선거 방지책 제시 ▦국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전당적 조치 강구 등을 요구했다.
손 전 지사 측근 의원들은 손 전 지사의 토론불참 결정을 전해 듣고 만류에 나섰으나, 손 전 지사는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 측은 “불참 이유가 조직 동원 선거라면 절대로 명분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해찬 전 총리 측도 “국가를 책임지겠다는 지도자로서 도리와 책임을 다해야지 국민을 상대로 협박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TV토론은 정 전 의장과 이 전 총리만 출연한 가운데 예정대로 진행됐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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