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구원만이 아니라 평화가 선교의 목적이다. 또 대화와 섬김은 선교의 방법이 아니라 선교 그 자체이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NGO들이 43일간의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18일 오후 서울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종교를 넘어 인간에게 봉사하는 선교’ 토론회였다.
채수일 한신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평화, 곧 인류의 평등과 조화, 정의가 보장된 평화가 그리스도교의 본질”이라면서 “성서에서 말하는 선교는 ‘우리가 가서 가르치고 도와준다’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보내는 교회도 변화시키는 ‘쌍방통행’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한국 기독교의 해외선교 급증 현상은 국내에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였다”며 “이 때문에 1970~80년대에 내면화된 기독교의 성장주의, 즉 힘에 대한 숭배를 요체로 하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배타성이 해외선교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목사는 이어 “피랍자 귀환 이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세계선교협의회가 내놓은 대책은 선교사 위기관리에 집중돼있을 분 해외선교 문제를 다시 검토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이 같은 주류기독교의 태도로 미뤄 이번 사태가 한국 기독교의 선교에 전환점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인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또 “기독교 내에서 해외선교를 주도적으로 펼친 이들과 자성을 촉구하며 대안을 추구하는 이들이 분리되어 있다“면서 “이런 현실에서 자성을 촉구하는 노력이 다소 허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 한국희망재단 사무처장은 “제3세계의 개발에 참여하는 국내 민간NGO들 가운데 개신교 NGO가 절반이 넘고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노골적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어 아프간 같은 나라에서는 ‘한국NGO=개신교’라는 등식이 현지 사회에 각인돼 있다”고 밝히고 공격적 선교의 문제점을 극복해야 이번 피랍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는 “타 문화와 종교를 무시하고 파괴하는 것을 선교의 성과로 내세웠던 기독교 근본주의 전통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면서 “쾌적한 종교 공존을 위해 종교근본주의와 이를 배경으로 한 공격적 선ㆍ포교의 위험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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