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적용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안이 최종 확정됐다. 영세업자인 간이과세자(연간 매출액 4,800만원 이하)의 인하 폭이 가장 크고, 일반 중소 가맹점도 내린다.
수수료율이 1%대에 불과한 대형할인점 골프장 병원 항공사 주유소 등은 인하 대상에서 빠졌으며, 수수료율이 4.0~4.5%로 가장 높은 유흥업소와 사치업종도 배제됐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각 카드사별로 취합한 인하계획에 따르면 비씨 LG 국민 외환 현대 롯데 삼성 등 카드사는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2.0~2.29%로 일괄 인하 한다.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현재 2.7~4.05%. 중소형 가맹점도 현재 2.5~4.25%인 수수료가 2.5~3.6%로 낮아진다. 체크카드 수수료율도 2.1~2.5%로 낮아진다.
금감원은 국내 160만개 가맹점 중 92%(147만개)가 혜택을 받고, 인하금액이 전체 수수료의 10% 수준인 4,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금융감독당국이 구두로 수수료율 가이드라인을 정해 권고하는 바람에 반강제적으로 인하폭을 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권고 이행을 거부할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사후 제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시에 가까웠다"며 "업계가 제시한 초안과 최종안 사이에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카드업계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는 대형할인점의 수수료율을 올리고 싶어했으나, 이 부분은 정부가 힘을 실어주지 않아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업계 자율이었고 강제하지 않았다"며 "금융연구원 등 외부기관의 연구를 통해 1980년대에 책정된 불합리한 원가산정 방안을 수정한 것으로 의견수렴도 거쳤다"고 해명했다.
이번 조치로 예상되는 업계 손해액 4,000억원은 지난해 6개 전업카드사 전체 수익(2조1,637억원)의 18%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과도한 마케팅, 부가서비스 비용 등을 줄이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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