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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논술 길라잡이] 논쟁점 찾는 독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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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논술 길라잡이] 논쟁점 찾는 독서 습관

입력
2007.09.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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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잘하도록 하기 위해 독서를 권장하고, 독서를 한 후에는 독서 토론하기를 강조합니다. 논술을 하기 전에 이렇게 독서와 독서 토론을 강조하는 것은 책의 내용을 읽음으로써 다양한 지식을 쌓고, 독서 토론을 통해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논술의 기본인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입니다.

독서를 한 후 독서 토론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독서한 내용에 대해 바르게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질문에서부터 논쟁점을 찾아 토론을 하는 방법을 망라해 독서 토론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독서 토론을 할 때에는 선생님이 논쟁점을 제시합니다만, 어린이들 스스로 논쟁점을 찾게 하면 이해력 및 사고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서 토론을 훨씬 활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많이 해 왔던 독서 토론 자료와 토론 주제, 개선할 점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린이들이 많이 알고 있고 토론하기 쉬운 주제를 가진 책이 심청전입니다. 심청전을 읽고 심청의 행동은 진정한 효도인가를 토론 및 논술 주제로 많이 씁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심청이 살아나서 아버지를 만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효도를 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결과를 알기 이전인 공양미 삼 백석을 받고 선원들에게 팔려 가는 내용까지만 가지고 ‘심청의 행동은 진정한 효도인가?’의 주제로 토론을 한다면 아이들이 생각하는 내용은 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독서 토론을 하더라도 이렇게 결과까지 안 상태의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중간이나 그 이전의 내용으로 토론을 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심청전에 이어 토론 자료로 많이 활용하는 것이 홍길동전입니다. 부자들의 재물을 훔쳐다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홍길동의 행동이 과연 올바른가하는 하는 토론이지요. 이 내용으로 토론을 하다보면 어린이들은 그 시대 상황을 잘 모르고 토론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돈을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된다고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토론을 잘 하려면 다양한 지식도 쌓고 역사에 관한 지식도 많아야 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가 논술을 잘 하게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토론을 잘 하게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후원하고 서울초등토론교육연구회에서 주최하는 서울초등학생토론대회에서 지금까지는 ‘초등학생이 해외 어학연수를 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내가 따돌림을 당했다면 그것은 내 탓인가?’ 등의 찬성․반대 대립 토론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 해부터는 토론의 방향을 독서토론으로 합니다.

3권 정도의 정해진 책을 읽고 공통 주제를 찾는 것과 독서한 내용 중에 있는 논쟁점을 제시하여 토론을 하는 방법입니다. 찬성․반대 대립 토론을 할 때에는 논쟁점을 미리 알려주고 그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주장과 근거를 모두 준비해가지고 가서 토론을 했습니다. 그런데 독서 토론대회에서는 논쟁점을 미리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 토론 대회를 준비하려면 독서를 하면서 논쟁점을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독서를 하면서 논쟁점을 찾게 하기보다는 내용 중에서 의문이 가는 문제점을 찾게 하면 좋습니다. ‘토끼와 거북’을 읽고 ‘토끼와 거북의 경주가 공정한 것인가?’,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살을 떼어낸다고 하였는데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가?’, 모파상의 ‘목걸이’를 읽고 ‘허영에 들떠 목걸이를 빌려 남에게 잘 보이려는 행동은 올바른가?’ 등으로 문제점을 찾다보면 논쟁점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다음은 교과서에 있는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내용을 읽고 논쟁점을 찾아보십시오.

<읽기1>

<앞 부분 생략>

드디어 열매줍기 대회가 시작되었다. 승연이는 은애에게 질 것 같아 불안했다. ‘시골에 사는 아이라서 열매를 잘 알 거야. 지면 안 되는데’

승연이는 은애가 알밤을 주우려고 하면 얼른 다가가서 자기가 먼저 보았다고 우겼다. 그리고 재빨리 알밤을 주워 바구니에 담았다.

어느덧 해가 설핏해지고 그 동안 주운 열매를 저울에 달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승연이는 슬쩍 은애의 바구니를 넘겨다보았다. 은애의 바구니 속에는 알밤과 도토리가 가득하였다. 승연이는 애가 탔다. “승연아, 이거 너 가져.”

은애가 승연이에게 바구니를 불쑥 내밀었다.

<이하 생략>

위의 내용에서 보면 그 동안 주운 열매를 달아보기 전에 은애는 승연이의 바구니에 열매를 주었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논쟁점을 찾는다면, ‘열매줍기 대회에서 열매를 저울에 달아보기도 전에 열매를 醍?승연이에게 준 은애의 행동은 올바른가?’입니다. 페어플레이를 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다음의 내용에서 논쟁점을 찾아보십시오.

<읽기2>

<앞 부분 생략>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정은이는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진땀을 흘렸다. 그 때 미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정은이네 고모가 간호사예요. 이따가 고모가 일하는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다고 했어요.”

선생님께서 정말이냐는 듯이 정은이를 바라보셨다. 정은이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정은이는 미현이에게 말했다. “미현아, 고마워.”

“뭐가 고맙니?”

“저기, 네가 선생님께…….”

“아, 그거? 넌 내가 거짓말로 네 고모가 간호사라고 말씀드린 것만 고마운 모양이로구나.”

미현이의 말에 정은이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뒷 부분 생략>

위에서 미현이는 정은이를 구하기 위해 정은이네 고모가 간호사라고 면전에서 선생님께 거짓말을 했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논쟁점을 찾는다면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선생님께 거짓말을 하는 행동은 올바른가?’로 할 수 있습니다.

논쟁점을 찾을 때는 찬성과 반대로 대립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토론 주제를 ‘유행을 좇을 것인가, 개성을 살려 나갈 것인가’로 한다면, 유행과 개성은 반대 개념이 아니므로 토론하기에 알맞지 않습니다. 즉 유행을 좇는다고 모두 개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개성을 살려나간다고 유행을 일부러 멀리할 까닭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할 때에 논쟁점을 찾는 학습은 이해력 및 사고력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판단 잣대가 됩니다. 독서를 하며 논쟁점을 찾다보면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해력이 많이 향상되며 비판적인 사고력 또한 크게 향상됩니다.

소진권ㆍ초등논술전문가 ㆍ서울 금성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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