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2ㆍ서울)이 115일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왼발 부상으로 4개월여간 그라운드를 떠났던 박주영은 18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07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에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부상 악령’ 탈출을 예고했다.
박주영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5월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정규리그 12라운드 경기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서울은 1-2로 지면서 4강 진출에 실패,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던 박주영은 시즌 초반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며 부활을 예고했었다. 3월18일 제주를 상대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트린 데 이어 3월21일 수원과의 컵대회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천재 스트라이커’의 진면모를 과시한 것.
그러나 4월15일 울산전 이후 왼발 발등 통증으로 출전이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질 때만 해도 상태가 경미한 것으로 보였지만 부상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그를 괴롭혔다. 울산전 이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박주영은 5월20일 부산과의 원정경기에 풀타임 출전, 부상을 떨치는 듯 했지만 5월26일 성남전 선발 출전 이후 부상이 악화돼 다시 전열에서 제외됐다.
박주영은 8월 하순께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복귀 시기를 잡기 위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할 때마다 실전에 나서기 충분치 않다는 진단이 내려져 재활과 치료를 병행하며 ‘권토중래’를 노려왔다.
인천을 상대로 115일 만에 출전한 박주영은 아직 실전 감각이 살아나지 않은 듯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지만 그라운드를 폭 넓게 누비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음을 보였다.
전반전 내내 임중용과 김학철의 집중 견제를 받은 박주영은 중앙으로의 볼 투입이 여의치 않자 전반 중반 이후 좌우 측면으로 빠져 나가며 공격 찬스를 노렸고, 후반 들어 미드필드로 내려오며 공간 창출을 노렸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박주영은 0-2로 뒤진 후반 33분 김한윤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서울은 공수에 걸쳐 짜임새 있는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전반 36분 데얀에게 선제골을 내준 서울은 후반 들어 정조국 이상협을 교체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후반 29분 박재현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서울은 종료 직전 김치곤이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FA컵 ‘디펜딩 챔피언’ 전남은 울산과 전후반 0-0으로 비겨 승부차기 끝에 준결승에 올랐고, 포항은 울산 미포조선과의 원정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남은 한 장의 FA컵 준결승 진출권은 19일 오후 4시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열리는 제주와 부산의 경기를 통해 가려진다. 준결승 대진 추첨은 20일 오후 2시 축구회관에서 열린다.
인천=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