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 교장들이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의 특수목적고 신설 금지 방침 등에 대해 집단으로 항의성 성명을 내고 결의문을 채택키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전국 외국어고 교장 협의회(회장 유재희 경기 과천외고 교장)는 20일 오후 서울 모 호텔에서 전국 29개 외고 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모임을 갖고 교육부의 특목고 정책에 대해 공동 입장을 발표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외고 교장들의 모임은 교육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대한 공동 대응 성격을 띠고 있다. 교육부는 6일 시ㆍ도교육감 회의에서 향후 특목고 신설 불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내달 중 확정할 특목고 제도 개선 대책을 통해 설립 목적과 달리 운영하는 특목고의 인가를 취소하는 강경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 교육정책의 ‘싱크탱크’(두뇌집단)인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연구용역에서 외고의 특성화고 전환을 제안한 것이 외고의 위기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유재희 교장은 “교육부의 정책 발표 이후 억울한 면도 있고 국민에게 올바른 사실을 알릴 필요성을 느껴 모임을 마련했다”며 “외고가 너무 폄하 되는 것 같아 해명을 하겠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외고 교장들은 모임에서 외고가 ‘사교육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입시기관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봉철 한국외대부속외고 교장는 “최근 KEDI의 연구와 정부의 특목고 정책 공청회가 균형감을 잃은 채 이뤄졌다”며 “외고 교장들은 사교육과 입시교육의 폐단을 외고만의 문제로 보는 정부 인식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고 교장 협의회는 30%에 미치지 못하는 동일계열 진학률도 외고 설립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적극 개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외고의 진정한 설립 취지는 단지 외국어만 잘하는 인재를 기르는 게 아니라 외국어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활약할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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