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가 뭐하는 곳일까요?" "은행이죠."
"그럼 ING는?" "보험사겠죠, 뭐."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면,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0점 짜리 답변이 되려면 이렇게 답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씨티는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고, ING는 보험 중심의 금융그룹입니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대형 금융회사는 대부분 금융지주회사의 우산 아래 은행, 투자은행(IB), 보험 등의 자회사가 모인 금융그룹들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뱅커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은행 순위에서 상위 25개 은행 중 70%가 넘는 18곳이 금융지주회사에 속해 있다.
씨티는 물론이고 HSBC, BOA, JP모건 등이 모두 지주회사 체제다. 상당수 사람들이 대형 보험회사로만 알고 있는 네덜란드계 ING그룹의 경우 보험 사업 비중이 54%(2004년 기준)로 절반을 넘기는 하지만, 상업은행(36%)이나 투자은행(10%) 부문도 그룹의 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머지 UBS(스위스), BNP파리바(프랑스) 등 유럽계 금융회사들은 한 회사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영업을 모두 할 수 있는 유니버셜뱅킹이기 때문에 굳이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출 필요가 없을 뿐이다.
이들 세계적인 금융그룹은 다양한 금융 자회사간의 시너지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기업고객은 투자은행(IB)을 통해 유가증권을 발행하기도 하고, 기업종합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개인 고객들은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은행, 보험, 증권, 카드 같은 금융서비스는 물론 부동산 세무까지 망라한 종합적인 자산운용 서비스를 받게 된다. 고객들의 이런 다양한 금융 수요를 한 금융그룹이 '원스톱'으로 처리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회사들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조직 체계는 '매트릭스 조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자회사들이 모래알처럼 따로 놀지 않게 하기 위해 수직적인 법인 조직 체계 외에, 기능별 조직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경우 은행, 증권, 보험, IB, 소비자금융 등 전세계적으로 무려 1,000개에 달하는 계열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을 유기적으로 묶는 것은 회장 직속의 기능별 조직 체계다. 각 계열사들이 기업금융 부문, 소매금융 부문, 프라이빗뱅킹(PB) 부문 등 기능별 조직 체계 속에 녹아 들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금융그룹을 지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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