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교수감금 사태로 출교조치 후 학교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을 상대로 천막철거 소송을 제기해 이겼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교측이 대화를 하기보다는 법에 기대 학생 관련 문제를 해결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이정석 판사는 19일 고려대 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이 학생들을 상대로 낸 천막철거 등 소송에서 “학교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시설을 철거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사는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학교와의 재학계약에 따라 학칙과 규정을 포괄적으로 승인하고 따르기로 약정한 것인데, 대학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오랫동안 학내에 천막을 설치하고 그 부지를 독점적으로 사용한 것은 학생으로서의 정당한 학교시설 이용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결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4월20일부터 500일 넘게 농성을 진행해 왔다.
판결에 대해 고려대의 한 대학원생은 “서울대 김민수 교수의 천막농성도 재임용까지 이어졌다”며 “대학이라는 공간은 서로의 의견이 개진되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법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해당 학생들의 출교무효확인 소송 변호사도 “학교가 대화를 떠나 모든 걸 법으로 하자는 입장의 단면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측은 “법적으로 정당하고 학생들이 사과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의 조치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출교학생들이 고려중앙학원을 상대로 낸 출교조치 무효확인 소송은 20일 오후2시 선고공판이 열린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