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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가 보인다" 한국음악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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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가 보인다" 한국음악 아메리칸 드림

입력
2007.09.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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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척박해진 국내 가요시장을 들여다보면 언제쯤 한국 가수가 미국의 빌보드 싱글 차트(핫 100 싱글차트) 순위에 오를 날이 올지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 최근 들어 흑인음악을 중심으로 꾸준히 시도되어온 한국 대중음악계의 미국 시장 진출이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내수의 구멍을 수출로 메우는 격이지만 붕괴하다시피 한 가요시장을 볼 때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얼마 전 그룹 스토니 스컹크의 멤버 스컬이 미 빌보드 R&B/힙합 싱글 세일즈 차트 4위에 올랐다는 희망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비록 이 차트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빌보드 싱글 차트가 아닌 장르별 소규모 차트로 그다지 괄목할 만한 성과는 아니라지만 국내 가요계에는 단비와 같은 소식임이 틀림없었다.

미국 시장을 향해 도약의 큰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가수는 스컬 뿐이 아니다. 가수 세븐은 비욘세의 ‘Crazy in love’를 프로듀싱한 리치 해리슨과 함께 현재 미 현지 앨범을 녹음 중이며 최근 영화 <스피드 레이서> 촬영을 마친 가수 비 역시 미국에서 앨범을 낼 예정이다.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의 진출도 시도되고 있다. 박진영은 총 앨범 판매량이 2,000만장을 넘는 미국의 힙합 그룹 아웃 캐스트 앨범에 자신의 곡을 수록할 예정이며 이 인연으로 아웃 캐스트는 가수 임정희의 한국 앨범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박진영이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 신인가수 민도 미국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 중 한 명인 릴 존의 지원을 받으며 미국 시장 입성을 준비 중이다.

물론 빌보드 차트 중에서도 핵심인 ‘핫 100 싱글차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 가수는 아직 없지만 R&B와 힙합 등 흑인음악계를 중심으로 미 주류 팝 시장 진입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가고 있는 것은 수년간 대중음악업계가 쌓아온 노력의 결실로 보인다.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는 꾸준히 미 메이저 음반사와 접촉해왔고, YG엔터테인먼트는 2001년 지누션의 앨범에 미 인기 가수들을 참여시키고 미 순회공연을 해왔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정욱 이사는 “미국 흑인 음악계는 박진영의 음악이 동양적인 색채를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미국 뮤지션들과는 또 다른 감수성이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미 90년대부터 클럽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을 정도로 흑인 음악이 대중화된 한국의 풍토가 미국 시장을 노크하기 위한 잠재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미국 내에서 점점 아시아계 음악인들에 대해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의 김태창 이사는 “미국 제작자들은 떠오르는 아시아와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장을 얻기 위해 흑인 음악을 잘 받아들이는 아시아 스타를 내세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아시아인의 특색과 미국음악의 트렌드를 조화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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