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닷새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김한수 우리측 수석대표와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의 회동으로 시작된 첫날 협상에서 양측은 상품분과의 관세와 통관, 무역원활화, 기술무역장벽(TBT) 등 4개 분야를 비롯 서비스(투자), 전자상거래, 경쟁 등 모두 7개 분야에서 공방을 벌였다.
우리측은 이번 협상에서 일부 품목을 빼면 공산품 관세 철폐시한을 7년 내로 설정하고 농축수산물의 개방여부를 명확히 해 교역액 기준 조기 관세철폐(협정 발효 후 즉시 철폐 및 발효 후 3년 내 철폐) 비율을 2차 협상 당시 63%에서 68%로 끌어올리는 한편, 민감 품목인 돼지고기의 개방 가능성도 내비쳤다.
하지만 EU측은 “우리측이 제출한 수정 양허안이 조기 관세철폐 비율이 교역액 기준 80%인 자신들의 양허안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며 좀 더 과감한 개방안을 내놓으라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한-EU FTA를 둘러싼 국내의 찬반 논란이 브뤼셀에서도 이어졌다. 이희범 무역협회장과 FTA국내대책위원회 이백만 간사 등으로 구성된 민간 대표단은 이날 브뤼셀에서 한-EU FTA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지원활동에 나섰다.
이에 맞서 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과 민주노총, 낙농협회, 양돈협회 등으로 구성된 한-EU FTA 저지 원정투쟁단은 브뤼셀 시내 협상장과 EU본부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회의가 끝나는 21일까지 시위와 철야농성, FTA 반대 퍼포먼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날 서울서 열린 ‘제1회 한ㆍ중남미 무역투자포럼’ 기조연설에서 “멕시와의 FTA 협상을 조속히 진행하고 메르코수르와도 연구결과를 검토한 뒤 FTA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남아메리카지역의 자유무역과 관세동맹을 목표로 결성된 경제공동체로, 회원국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5개국이며 칠레와 볼리비아가 준회원국으로 참가하고 있다.
브뤼셀=정영오기자 young5@hk.co.kr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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