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의 실적이 과장됐고 회계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와 중국 기업들을 긴장시키고있다.
미국 리서치업체인 레이트파이낸셜스가 페트로 차이나 등 중국 10개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레이트파이낸셜스의 분석 결과는 시장 가치로 7,500억 달러에 이르는 이들 기업은 외견상 평균 주가수익률(PER)이 24.7배로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결코 장미빛 전망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요약된다.
레이트파이낸셜스는 이들 기업 중에는 현금 흐름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기업, 현재 빠르게 성장하지만 지속이 가능할 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기업 등이 있다고 분석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이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레이트파이낸셜스는 이들 기업은 교묘한 회계 조작을 통해 실적을 조작하는 등의 의혹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해당 분기 실적이 나쁘면 다음 분기 비용을 미리 계상하는 변칙 회계인 ‘쿠키병 저장’(cookie jar) 등의 수법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터 거맥 레이트파이낸셜스 회장은 “조사 대상 기업은 중국의 거대 국유 기업들인데, 독특한 폐쇄성 등으로 인해 이들 기업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분석된 기업들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중국석유화학, 중국생명보험 등 사회기간산업을 사실상 독점하는 쟁쟁한 국유 기업들이다.
FT는 “이번 결과는 중국 주요 기업들이 뉴욕 상장을 유도하려는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노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파장을 우려했다. 회계 전문가들은 이들 10개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은 사실상 중국 전체 기업의 재무관리 행태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국 상장 기업의 회계 건전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세계적 투자은행인 HSBC는 향후 미국 시장의 침체 가능성을 이유로 올해 하반기 중국과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등급을 낮춰,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의 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일본기업은 중립에서 매도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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