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쇼'의 기세가 무섭다. KTF의 '쇼' 가입자는 17일 현재 180만명을 넘어섰다. 3월 전국 서비스를 시작할 때 정한 올해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쇼 성공신화의 주역인 조영주(51) KTF 사장을 만나 '쇼'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그는 "SK텔레콤이 적극 나서면 올해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5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KTF는 그 중 270만명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는 쇼를 해야 한다"
조 사장은 "국제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을 알리는 '쇼'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기회를 얻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알기 쉬운 브랜드 마케팅은 가입자 확대에 큰 힘이 됐다.
쇼는 'W' '뷰' '비욘드' 등 숱한 경쟁단어를 물리치고 선택됐다. 조 사장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이용하는 서비스이므로 명칭이 쉬워야 한다"며 "영상통화의 의미를 담으면서 말하기 쉽고 알아보기 쉬운 한 음절 단어를 고르게 됐다"고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브랜드로 한 발 앞섰지만, 영상통화 시장이 본격화하면 휴대폰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때 미국 애플의 휴대폰 '아이폰' 도입은 KTF의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
조 사장은 "무선인터넷 플랫폼(위피) 등 몇 가지 걸림돌이 있지만 애플과 아이폰 도입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KTF와 전략적 제휴관계인 NTT도코모가 애플과 아이폰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인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조 사장은 영상통화 마니아를 자처한다. 주로 경북 성주에 사는 노모와 대학생 아들과 통화한다. 그는 "소리가 큰 스피커폰과 얼굴을 보며 통화하기 때문에 노모께서 좋아하신다"며 "학교 앞에서 자취하는 아들과 영상통화를 하면 감시하냐고 되물어 웃을 때가 많다"고 했다.
요금인하에 대해선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이다. 그는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요금인하는 준비 중이지만, 동일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 통화할 경우 요금을 깎아주는 망내 할인 도입은 가입자 이동을 막는 등 SK텔레콤에 유리한 정책이어서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가수 데뷔
조 사장은 11월과 12월에 개인적으로 깜짝 놀랄만한 '쇼'를 한다. 바로 가수 데뷔다. 그는 11월 28, 29일 이틀간 재즈 가수 윤희정, 탤런트 송일국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 제목은 '더 쇼'.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윤씨 제의로 'Autumn Leaves' 등 두세 곡을 부를 예정이다. 그의 문화적 소양은 성가대 활동 및 교향악단 지휘, 색소폰 연주 등으로 익히 알려졌다.
12월 공연은 22, 23일 서울 한강 선상카페에서 이어진다. 그는 "요즘 출ㆍ퇴근 길에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며 리듬을 익히고 가사를 외우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의 이 같은 활동은 '최고경영자는 곧 고객을 섬기는 사람(CSO, Chief Servant Officer)'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는 "직원들도 사장이 아닌 고객을 쳐다보게 해야 한다"며 "직원과 고객, 주주를 만족시키고 사회봉사 하는 게 기업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를 즐겨 외운다. "'두 갈래 길 중에 사람들이 가지않는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꿔 놓았다'는 구절을 좋아한다. 쉽고 편한 길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도전해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 조영주 사장은…
1956년 경북 성주 생. 대구 계성고,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제 15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체신부 사무관을 거쳐 82년 한국통신(현 KT)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2000년 IMT2000 사업기획단장과 KT아이콤 사장, KTF 수석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7월 KTF 사장에 취임했다. 술, 담배를 전혀 안하고 산책과 맨손체조로 건강을 관리한다. 취미는 음악감상. 틈날 때마다 부인 이순옥씨와 음악회를 찾는다. 자녀는 2남.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