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을 고객으로 모셔라."
우리은행은 지난달 6일 출시한 '금융인클럽 신용대출'이 242억원(761건)의 실적(14일 현재)을 올렸다고 16일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신용대출과 비교해도 실적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다른 금융회사 직원이 굳이 '적과의 거래'를 하는 건 현행 법상 자신이 다니는 금융회사에선 신용대출 한도가 2,000만원으로 묶여있고, 내부직원에게 제공되던 저금리 대출 특혜가 사라졌기 때문.
우리은행의 금융인클럽은 대출한도를 높이고 금리우대 혜택까지 더해 경쟁 은행의 직원까지 고객으로 삼겠다는 전략. 누구보다 대출조건에 민감한 은행원을 겨냥한 틈새 상품이다.
금융인클럽 대출은 우리금융지주 계열을 제외한 타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상호저축은행 등 금융회사 종사자(1년 이상 정규직)만 대상으로, 국내 은행에선 처음 만든 상품이다.
이 상품은 신용평가시스템(CSS) 등급에 따라 연 소득의 2배까지 대출이 되고, 재무설계사(FP) 등 23개 금융 관련 자격증 보유자에게는 1.0%포인트까지 대출 금리를 인하해 준다.
다른 은행은 따로 특화 상품을 만들진 않았지만 일반가계자금대출을 통해 경쟁 은행 직원에게 좋은 조건의 대출 혜택을 주고 있다.
외국계 은행에선 HSBC가 2005년 말 은행원을 상대로 '뱅커스론'을 내놓아 1년간 약 5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현재 뱅커스론은 통합상품인 직장인신용대출에 포함돼 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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