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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 어종' 버들치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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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 어종' 버들치가 돌아왔다

입력
2007.09.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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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에 청정수역 어종인 은어와 빙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의 주 어종도 20여년만에 붕어에서 물이 맑고 깊은 곳에서만 사는 누치로 바뀌었다. 어종 숫자는 1950년대 수준인 71종으로 늘었다. 강 인근 생태계가 복원된 덕분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봄부터 올해 봄까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주관으로 실시한 한강일대 생태계 조사에서 한강에 사는 동ㆍ식물이 모두 1,601종으로, 5년 전(1,450종)보다 151종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2002년 이후 5년만에 실시한 이 조사에는 강원대 변화근 교수 연구팀(어류생태) 등 12개 기관의 15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조사 지역은 본류(팔당댐 하류∼신곡수중보)와 주요 지천(탄천 안양천 중랑천 등), 청계천, 서울숲이다.

조사에서 한강의 주어종으로 군림하던 붕어 자리를 누치가 꿰차고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누치는 물이 맑고 깊은 곳에서만 사는 어종으로 1980년대 이전까지 한강 전역을 누볐지만, 수질 악화로 ‘주어종’의 타이틀을 붕어에게 넘겨줬다. 잉어와 함께 붕어는 유속이 없고 매우 혼탁한 물에서도 사는 5급수(매우 나쁨) 지표 어종이다.

서식 어종수도 1998년에 50종, 2002년 57종, 2007년 71종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2급수 이상에만 사는 은어와 빙어가 잠실수중보 인근에서 새로 발견됐다. 중랑천과 청계천 등 일부 지천에선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도 발견됐다.

하지만 수질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98년에 2.2 mg/ℓ, 2002년 1.8 mg/ℓ, 2007년 1.8mg/ℓ로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이 좋아지지 않았는데도 어종이 늘어난 것에 대해 강원대 변화근 교수는 “수질이 더 나빠지지 않았고 뚝섬, 여의도 생태하천, 고덕지구처럼 생태환경이 발달할 수 있는 자연호안(自然護岸)이 한강변 곳곳에 징검다리처럼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강이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정착된 것도 확인했다. 월동조류 중에서는 한국을 찾는 기러기 중 쇠기러기 다음으로 많은 큰기러기가 중랑천 등에서 대거 관찰됐다. 이 밖에 청둥오리, 비오리 등의 개체수도 증가했고, 2002년 조사에서 발견됐던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종 관찰된 조류 종류는 2002년 108종에서 98종으로 10종 줄었다. 서울숲과 청계천 복원 등으로 식물 종수도 크게 늘어 2002년 706종의 식물은 이번조사에서 902종으로 증가했다.

양서ㆍ파충류는 19종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종인 맹꽁이와 금개구리가 발견됐고 생태계 지표종으로 참개구리, 자라, 산개구리 등 4종이 새로 관찰됐다. 퇴치에 골머리를 앓았던 황소개구리는 발견되지 않아 자연 도태된 것으로 추정됐다. 대신 온갖 어종과 알을 먹어치워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붉은귀거북이가 한강과 서울의 연못 도처에서 발견돼 새로운 생태계 위해종으로 등장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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