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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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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의 계절'

입력
2007.09.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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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권에 인수합병(M&A)시장이 섰다. 매물은 중소보험사들. 대형화에 밀려 힘이 떨어지고 있는 일부 보험사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들 보험사들을 노리는 곳이 사업다각화와 대형화를 원하는 주요 은행들이라는 점에서 보험업계의 M&A이슈는 금융권 전체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M&A 추진이 공식화된 곳은 4곳. 손해보험업계에서 대한화재, 다음다이렉트가 최근 공시를 통해 매각 추진사실을 공개했으며, 생명보험쪽에서도 하나생명 LIG생명의 물밑 매각 협상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인 곳은 대형화와 종합금융그룹의 위상을 높이려는 은행들이 많다. LIG생명은 11월쯤 인수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이 관심을 보이고 5곳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뉴욕생명도 인수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49% 지분을 내놓은 하나생명은 외국계 은행의 입질이 거세다. 외환은행 인수에 뛰어든 영국계 은행 HSBC가 실사작업을 마치고 하나금융측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에 따라 내년 4월 자동차보험, 일반 보장성 보험까지 은행창구에서 팔 수 있게 되는데 따른 것이다. 직접 보험업에 진출해 방카슈랑스의 효과를 톡톡히 보겠다는 뜻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내놓은 다음다이렉트에는 국내 4~5개 기업과 세계 5위권의 손해보험사인 독일의 뮌헨리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화재의 모회사인 대주그룹은 “현재 3~4개 기업과 매각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M&A바람은 업계의 필요와 정책적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우선 손해보험업계가 영업부분 적자누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고 교통사고가 감소해 적자폭은 줄어들었지만 중소보험사들이 감내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쌍용화재가 흥국생명으로 넘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도 보험사 M&A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재정경제부는 보험업법 개편방안에 보험중심의 지주회사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대형 보험사의 육성을 위해 M&A요건도 개편한다고 명시했다.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도 “기존 보험사 인수시 지배주주 요건의 완화 등 대형화 촉진을 위한 M&A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금융그룹화를 꿈꾸는 주요 은행들의 몸집불리기 경쟁도 보험업계 M&A 태풍에 한몫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 보험사들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M&A 루머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HSBC가 동양생명과 금호생명에도 지분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그린화재 역시 매각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본의 아니게 M&A설이 노출된 보험사들이 “논할 가치도 없는 악성루머”라고 부인하는 것도 요즘 보험업계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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