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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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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장정

입력
2007.09.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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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 / 나남출판광복군 창설과 학병 탈출자유 향한 6,000리 장정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重慶)에서 광복군이 창설됐다. "1919년 임정 군사조직법에 의거하여… 일본 제국주의자들을 타도하기 위해 연합군의 일원으로 항전을 계속한다."(창설 선언문) 병력 불과 50여명, 중국군의 지원을 받는 등 조직과 자주성에 한계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21년 만의 정식 군대였다.

이후 일제 학병에서 탈출한 이들이 주로 배속된 광복군 제3지대와 미국 전략사무국(OSS)은 1945년 4월 국내 진공을 위한 특수훈련을 시작했지만, 4개월 후 일본의 항복으로 광복군이 조국 해방에 기여할 기회는 사라지고 만다.

'학병 탈출 제1호' 김준엽(87)이 광복군 국내정진군의 선발대로 해방 3일 후인 1945년 8월 18일 여의도에 도착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출국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었다.

김준엽이 1985~2001년 16년간 5권으로 쓴 <장정(長征)> 은 그의 회고록이자 우리 현대사의 대기록이다. 그 중 1, 2권 '나의 광복군 시절'은 학병을 탈출해 임정과 광복군을 찾아가는 6,000리 장정의 감동적 수기다.

문학평론가 김윤식(71)은 최근 <장정> 과 장준하의 <돌베개> , 이병주의 소설 <관부연락선> 등을 '학병 세대의 글쓰기'라 명명하고 "대체 글쓰기 행위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논픽션, 픽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옥의 전쟁 체험, 명분 없는 죽음에 대한 이율배반적 심리로 인한 상처에서 해방되기, 이 정신적 상처의 치유방식"이 그 공통의 본질이었다는 것.

한국일보 광복60주년 특별인터뷰에서 김준엽은 말했다. "나는 일군에서 탈출하는 순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자유의 기쁨을 느꼈다. 군사독재 시절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싸운 이유도 결국 자유를 위해서 였다." <장정> 은 자유를 향한 장정이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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